브라질 ‘대선불복’ 폭동… 대통령궁·의회 습격

정지혜 2023. 1. 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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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지난해 대통령선거에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이 8일(현지시간)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2년 전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 극단주의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 워싱턴 의회에 난입해 전 세계로부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비난을 불렀던 것과 유사한 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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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대통령 지지자 3000명 난입
룰라 취임 일주일만… 군 투입 진압
400명 체포… ‘트럼프 1·6사태 ’ 유사
브라질에서 지난해 대통령선거에 패배한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이 8일(현지시간)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2년 전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 극단주의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 워싱턴 의회에 난입해 전 세계로부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비난을 불렀던 것과 유사한 사태다.
시위대 난동에 아수라장… 최루가스 발사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8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의 의회 인근에 몰려들어 난동을 부리자 당국이 투입한 군 병력이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 브라질 입법·사법·행정 3부 청사에 난입한 시위대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승리한 지난해 10월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군사 쿠데타 및 보우소나루 집권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당국은 시위대 400여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브라질리아=로이터연합뉴스
AP·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수도 브라질리아의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침입해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브라질 국기 색깔과 같은 녹색과 노란색 옷을 입었으며, 현지 언론은 폭동에 참가한 인원을 3000명 수준으로 추산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들은 보안용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고 들어가 대통령궁 이곳저곳을 돌아다녔고, 대법원 건물에선 창문을 부쉈다. 군대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개입’이라고 쓴 손팻말을 펼쳐 보이고, 제지하는 경찰을 둘러싸 폭행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수해 피해 지역 방문차 대통령궁을 비운 사이 압도적인 수로 밀어붙였다. 한참 동안 의회 건물은 수천명의 시위대가 점거한 상태였으며, 사태 발발 5시간을 넘겨서야 당국이 군·경 등을 투입해 약 400명을 체포하며 진압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대통령은 수도 경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것에 불만을 표시하며 ‘파시스트와 광신도들’이 아수라장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날의 초유 상황은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이 워싱턴의 의사당에 몰려 들어간 일을 연상시켜 ‘브라질판 1·6사태’라는 말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너무나 충격적이다(It’s outrageous)”라고 밝힌 뒤 트위터를 통해 “브라질에서의 민주주의와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잇따라 브라질 민주제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남미 최대 국가에서 새 정부 출범 일주일 만에 발생한 1964년 군사 쿠데타 이후 최대의 민주주의 위기 사태에 세계가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절대적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브라질 국민의 의지와 민주주의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정지혜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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