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투업 대출,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부동산發 부실 우려↑
부동산담보대출·부동산PF대출 비중 70%대
업계 "연체율·리스크 1년 전에 비해 상승"
'채권 조기매각·LTV 한도축소'로 리스크 관리
온투업계는 지난 1년간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시장 내에서 몸집을 키워왔다. 예컨대 누적대출금액 기준 업계 1위인 피플펀드의 누적대출금액은 2021년 12월 3291억원에서 2022년 12월 7383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상품유형별 대출잔액을 보면 부동산담보대출이 1140억원에서 2295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어니스트펀드의 부동산담보대출액은 130억원에서 333억원으로 증가했다.
한 온투사 관계자는 “은행 대출 이후에 2금융권인 저축은행, 카드사 등을 거치지 않고 온투사로 바로 오는 고객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지난해는 부동산담보대출 위주로 여신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신 기능의 질적성장엔 여전히 물음표가 찍혀 있다. 양적 성장 이면엔 대형사·중소형사간 양극화,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화 위험 등이 있어서다.
전체 온투업체들의 부동산 관련 대출(부동산담보대출·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은 70%대이다. 이들의 작년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1월 78%, 3월 76%, 6월 77%, 9월 75%, 12월 74%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업계 7위인 그래프펀딩은 금융시장·부동산 시장 악화를 이유로 문을 닫았다.
문제는 부동산 금융의 위험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동산 시장 냉각이 예상되는 만큼, 온투업 안팎에선 부실 증가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 등 기존 전통 금융사들도 리스크 관리 고삐를 죄고 있는데, 리스크 관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온투업계가 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겠냐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급격하게 이뤄진 지난해를 기점으로 상승 흐름이 완전히 꺾였다. 부동산 시장 한파로 주택가격이 떨어지면서 담보물 가치도 같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의 당면 과제로 부동산 시장, 취약 차주 리스크를 꼽기도 했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누적대출금액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긴 하지만 진짜로 성장이 있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부터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연체율이 1년 전에 비해 증가했고, 사별 부실 리스크도 조금씩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침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관련 대출 중 부동산PF 대출 신규 취급은 거의 하지 않고 있는 데다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심사를 보수적으로 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온투업체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대출 심사에서 LTV를 80% 수준까지 해줬는데, 각 사별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지금은 60~70% 수준으로 하고 있다”며 “LTV 한도를 줄여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적극적인 리스크 헤지 조치로 채권 조기 매각을 꼽았다. 투자자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대출 채권 매각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돈이 필요한 대출자와 돈을 빌려주려는 투자자를 인터넷에서 직접 연결해주는 P2P 대출의 특성상, 리스크관리 메커니즘도 기존 금융권과는 다소 다르다는 설명이다.
다른 온투업계 관계자는 “누가 봐도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보수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며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거나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동산담보대출 채권을 적기에 매각하는 등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라 기존 대출 연체, 투자자 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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