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펜 등 할리우드 스타들, 젤렌스키 방문 이어져
러시아 침공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찾는 할리우드 배우들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개전 후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할리우드 스타들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배우 벤 스틸러는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을 찾았다. 당시 안전상 이유로 우크라이나 상공에 항공기가 뜨지 않았지만, 스틸러는 폴란드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하룻밤을 꼬박 지새워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대면한 스틸러는 그를 꼭 껴안으며 “당신은 나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할리우드 스타 숀 펜은 개전 후 우크라이나를 세 차례 찾았다. 숀 펜은 최근 방문인 작년 11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자신이 받은 오스카 트로피 중 1개를 선물했다. 그는 “이 트로피는 그저 바보 같은 하나의 상징일 뿐”이라면서도 “이것이 당신과 함께 있다는 사실은 내게 위안이 되고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작년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 제시카 채스테인, U2의 리드싱어 보노, 미국 토크쇼의 전설 데이비드 레터맨 등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찾았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앤젤레나 졸리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으나, 작년 4월 외부에 일정을 알리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의 의료시설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2년 전 키이우에서 영화 촬영을 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인연을 맺은 할리우드 액션 배우 장클로드 반 담도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피란민과 참전 군인들을 만났다. 그는 군인들과 찍은 영상에서 “우크라이나에 영광, 영웅들에게도 영광을”이라고 외쳤다.
우크라이나를 위한 모금활동으로 마음을 전하는 배우들도 있다. 우크라이나 태생 미국 배우 밀라 쿠니스와 그의 남편 애슈턴 커처는 전쟁 초기부터 3000만달러(약 373억 원) 이상의 기금을 모았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마크 해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세운 재건 단체 유나이티드24(United24)의 홍보 대사를 자처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경보를 알리는 앱의 영어 안내 음성 녹음을 맡기도 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에는 코미디언과 영화배우로 활동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경력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키 파울러 미국 할리우드 비평가 협회(HCA) 회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배경은 그를 타고난 연설가로 만들었다”며 “그의 배경이 수많은 연예인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영화매체 할리우드 리포터 기자 에탄 블레싱은 “소셜미디어와 영상을 이용해 24시간 내내 지휘하는 젤렌스키의 능력은 할리우드에서 일시적인 명성이 아닌 엄청난 존경과 지지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지난해 5월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찰리 채플린 대표작 ‘위대한 독재자’의 대사를 인용한 연설로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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