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與전대시계…안철수 출마·김기현 출정식, 나경원은?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9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김기현 의원은 캠프 개소식을 열고 '친윤 세몰이'에 나섰다. 시선은 최근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쏠리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힘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한다"며 "저는 윤 대통령 연대보증인, 아니 운명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 윤 대통령 성공에 저보다 더 절박한 사람은 없다"며 "무엇보다도 윤 대통령과 저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실패할 자유가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내년 4월 예정된 제22대 총선 압승을 약속하면서 수도권·중도층 경쟁력을 부각했다. 안 의원은 "총선 최전선은 수도권"이라며 "저는 영남에 기반을 둔 수도권 3선 의원이다. 누구보다 수도권 민심을 잘 알고, 중도 스윙보터와 2030 세대의 마음을 잘 안다. 오직 총선 승리를 이끌 경쟁력만으로 당대표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안 의원은 "170석 압승을 위해서는 수도권 121석 중 70석은 확보해야 한다"며 "민주당 횡포가 계속돼도 좋다면 다른 분을 선택해도 되지만 과반 넘어 170석 하려면 안철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캠프 주요 구성원도 발표했다. 경기 포천가평에서 3선을 지낸 김영우 전 의원이 캠프 선대위원장을, 김병근 전 KNN 대표이사가 부위원장을 맡았다. 안 의원의 최측근으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을 지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이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윤지영 전 인수위 정책자문위원과 윤영희 서울시의회 대변인이 캠프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한편, 지난달 27일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전당대회 캠프 개소식을 열었다. 사실상 김 의원 출정식이었던 이 자리에는 전현직 의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행사 시작을 앞두고 64평 규모의 캠프에 의원들의 보좌진과 김 의원 지지자, 취재진, 유튜버 등이 대거 몰리면서 장내는 매우 혼잡했다. 캠프는 이날 개소식 방문자를 약 3천명으로 추산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이철규·박수영·배현진 의원 등 친윤계 의원 다수가 개소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과의 이른바 '김장연대'에 이어 당내 최대 친윤 의원모임인 '국민공감'의 측면 지원, 윤 대통령과의 지난해 관저 만찬·부부 회동 등을 통해 '윤심 후보'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연단에 선 김 의원은 "다음 당대표는 희생, 헌신의 리더십"이라며 "다음 당대표가 개인 정치를 한다거나 선사후공의 정신으로 당을 지배하면 당은 또 분열의 늪으로 빠져들고 대통령 리더십은 흔들린다"며 "선당후사, 선공후사의 모습으로 연금·개혁·노동개혁을 포함해 국방·사법개혁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가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두 인사는 20대 대선에서도 나란히 출마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과 대표가 따로 놀아 우리가 지난 세월 고통을 많이 겪었는데 반면교사로 삼아 개혁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야 국민들로부터 다음 총선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권 대진표 윤곽이 구체화하면서 각종 당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나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아직 출마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언론 인터뷰·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당권 의지를 에둘러 드러내면서 내부적으로 출마에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아울러 나 부위원장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저출산 극복 대책으로 언급한 '대출 탕감' 정책에 대해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표출한 것을 두고 사실상 불출마를 공개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에 대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서 위원장인 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라며 "수십조원이 들어갈지도 모를 국가적 정책에 대해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공직자로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나 부위원장 해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 부위원장은 전날(8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을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이번 이슈를 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의 프레임에 가두고, 억측을 바탕으로 근거없는 곡해를 하는 일은 지양해달라"며 당권 관련 일각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나 부위원장은 내일(10일) 제주를 찾아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원 대상 특강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전격 취소됐다. 도당 차원에서 대통령실과 갈등이 불거진 나 부위원장에게 강연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당원 교육은 당의 노선과 기조에 맞아야 하는데, 최근 나 부위원장이 구체적 정책을 갖고 정부와 대립하는 행보를 보였다"며 "그런 상태에서는 당원을 교육하는 것이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당헌당규에 있는 순수한 교육 일정을 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다음 기회에 하자고 (나 부위원장에게)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의 반응을 묻는 말에는 "쭉 설명드리니까 수긍했다. 분란이 사그라들면 그때 교육을 해도 되는 것"이라며 "제 독자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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