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규모 자랑 광안리 드론쇼…사고 나흘 뒤 항공청 늑장보고

손형주 2023. 1. 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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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관광콘텐츠 홍보 수영구, 안전 문제는 주관업체에 의존
사고 이후 주말쇼 재개…안전거리 추가 확보 등 뒤늦은 대책
새해 카운트다운 기념 1천500대 드론쇼 [부산 수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박성제 기자 = 국내 최대 규모인 드론 1천500대를 동원한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에서 드론이 추락해 관람객 1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주최 측인 지자체와 드론업체는 사고 발생 나흘 뒤에야 부산지방항공청에 사고 소식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공연을 진행한 주최 측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으며 사고 후 대처도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0시 부산 광안리 해변에서 열린 새해 카운트 다운 행사에서 관람객 한 명이 추락한 드론에 발등을 부딪쳐 부상한 것과 관련해 드론업체는 사고 발생 나흘 뒤인 지난 4일 부산항공청에 관련 보고를 했다.

항공안전법상 초경량비행장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체 없이 관계기관에 보고하게 돼 있다.

부산항공청 관계자는 "공식적인 행사에서 벌어진 일인데 이례적으로 사고 소식이 지연 보고됐다"며 "관련 조사 때 이 부분도 확인하겠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부상자는 타박상 진단을 받을 정도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드론이 인파가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추락했다면 자칫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었는데도 조사기관 보고가 지연된 것이다.

부산항공청은 많은 인파가 모이는 곳에 벌어지는 드론쇼인 만큼 사고 원인과 항공법 준수 등을 상세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신고 지연에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 일어난 사고라 절차와 방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보고가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영구는 지난 7일 500대 규모 드론이 동원되는 상설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외부로 사고 소식이 알려지지 않은 지난 4일에는 언론 자료를 통해 "지난 1일 열린 국내 최대 규모 1천500대 드론쇼는 '역대급 공연'으로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고 자화자찬식 표현을 하기도 했다.

드론M라이트쇼를 '수영구의 자랑'이라고 홍보해 온 구는 사고 사실이 지난 5일 언론 보도로 처음 알려진 이후에도 안전과 관련된 부분은 말을 아꼈다.

수영구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기술적인 부분은 전문적인 분야라 업체 측에 문의해달라"면서도 "업체 측에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해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행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드론업체는 지난 1일 공연 당시 드론 2대에 이상 신호가 감지돼 한 대는 해상으로 낙하시켰고 다른 한 대는 이륙지점으로 복귀시키던 중 '복귀 불가' 상태가 돼 매뉴얼대로 전원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드론은 전원 차단 이후에도 탄도 궤적으로 일부 수평 이동을 했고 안전선 안쪽 지면을 1차 충격한 뒤 미끄러져 안전선 밖에 서 있던 관람객 발등을 충격했다는 것이 업체 측이 밝힌 사고 과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이런 비상 상황을 가정해 안전선 설정해두고 있는데 많은 인파가 모이고 1천500대를 동원하는 쇼가 처음 시도돼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며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드론이 안전선 안에 떨어졌기 때문에 향후에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며 향후 안전한 공연을 위해 기술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백사장에서 150m 떨어져 펼치던 드론쇼를 50m 더 해상 쪽으로 이동시켜 공연을 진행하고 이동 속도도 줄여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수영구도 드론을 관찰하는 인력 등 안전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

수영구는 지난해부터 17억원을 들여 매주 토요일 밤 10분간 두 차례에 걸쳐 드론 500대를 동원하는 상설 드론쇼(광안리M드론라이트쇼)를 하고 있으며 명절 등에는 동원되는 드론을 늘려 특별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21일 설 명절 공연에도 국내 최대규모인 드론 1천500대를 동원해 특별 드론쇼를 펼칠 예정이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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