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오르반 총리는 5자녀 아빠…헝가리 저출산 대책 이후 결혼·출산 모두 늘었다
아이 낳으면 대출 상환 연기, 세자녀 이상 시 탕감
시험관시술 무료, 세자녀 이상 소득세 평생 면제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출산 시 대출 원금 탕감’ 아이디어를 제시하자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공개 반대를 발표하면서 ‘헝가리식 모델’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홍준표 대구 시장이 나 부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 “한번 튀어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는 등 정치권에선 논란이지만, 실제 헝가리에선 대출 원금 탕감을 비롯해 과감한 저출산 대책이 나온 뒤 결혼과 출산이 증가했다.
9일 발칸지역 전문지인 발칸인사이트, 영국 가디언의 2021년 보도를 보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가 2019년 저출산 대책안을 내놓은 뒤 실제 결혼이 8% 증가했다.
공식적으로 평가를 측정한 건 아니지만 헝가리 인구 통계를 봐도 저출산 대책을 발표한 2019년을 전후로 결혼 건수와 출생 건수가 모두 늘어난 것이 확인된다.
2018년 5만 828건이던 결혼 건수는 2021년 7만 2030건으로 급증해 1980년대 이래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출생 건수는 8만 9807건에서 9만 3039건으로 늘었다.
2010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오르반 총리는 2019년 2월에 대출 일부 탕감 등을 포함한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오르반 총리는 “돈을 쓰지 않고 이 나쁜(저출산과 인구감소) 트렌드를 바꿀 수 없다”면서 국내총생산(GDP)의 5%를 저출산 대책에 쏟기로 했다.
당시 오르반 총리가 약속한 저출산 대책을 보면 40세 미만 여성은 국가 의료기관에서 시험관시술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세자녀 이상을 둔 여성은 소득세가 평생 면제된다.
이 중 가장 파격적인 건 나 부위원장이 언급한 ‘예비 부모 대출(baby-expecting loan)’ 제도다. 자녀를 갖겠다고 약속한 커플에게 정부가 1000만 포린트(3370만원) 대출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대출 상환이 연기되고, 만일 세자녀를 둘 경우 대출이 탕감된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 전역에서 어린이들이 점점 줄고 있다. 서방의 이에 대한 답은 이민이다”면서 “우리 헝가리인들은 다르게 생각한다. 우리는 단순히 숫자가 아닌 헝가리 아이들을 원한다. 우리에게 이민은 굴복이다”이라고 말했다.
극우 지도자인 오르반 총리는 대가족 등 가족 가치를 중시하고, 외국인 이민은 반대한다. 그 자신도 5자녀를 키운 다둥이 아빠다. 이민자가 늘어 전통 가치와 국가 근간이 흔들릴 것을 두려워 한 오르반 총리가 노동인구 감소를 해결할 방법으로 택한 건 이민자 확대가 아닌 헝가리 여성의 출산 증진이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내에서 출산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 헝가리 인구는 1981년 107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40여년 간 인구가 지속해 줄었다. 지난해에는 969만명으로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적었다.
헝가리 합계출산율은 2011년에 역대 최저인 여성 1인 당 1.23명으로 떨어졌다가 2020년에 1.56명으로 회복했다.
헝가리 정부에 따르면 합계출산율과 저출산 관련 재정은 정비례했다. GDP의 3.5%일 때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았으며, GDP의 4.5%를 할당했을 때 합계출산율이 1.49명으로 올랐다. GDP의 4.7%일 때 합계출산율은 1.55명이 됐다는 설명이다.
카탈린 노박 헝가리 당시 가족부 장관은 저출산 관련 예산은 지출이 아닌 투자로 봐야한다며 “강한 가족이 없다면 강한 국가도 없다”고 말했다.
헝가리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각 국 정부가 인구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촉진 정책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폴란드에선 2019년부터 자녀 수와 무관하게 자녀 1명 당 매달 500 주워티(약 14만원)를 보육비로 지원한다.
러시아에선 2007년부터 두 자녀 이상 가구에 일회성으로 5800파운드를 지급하고 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와 출산 장려를 위해 현금 정책을 쓰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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