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세 줄 요약'을 경계하라
'세 줄 요약해 주세요.'
각종 언론과 커뮤니티에서 흔히 보이는 댓글이다. 조금이라도 글이 길면 요약문을 요청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세 줄 요약기'가 인기를 끌었고, 일부 언론사는 자동으로 본문을 요약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영상 매체 역시 짧아지고 있다. 1분 미만짜리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틱톡이 열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가 자칫 문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최근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영역인 줄만 알았던 미술마저 최근 인공지능이 미술대회에서 우승하며 인간의 문화에서 되레 패배를 맛보는 씁쓸함을 절감해야 했다. 이러한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진화에 비해 인간의 문해력이 떨어진다면 인공지능과 인간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나아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영화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누구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알 것이다. 현재 인류는 마치 토끼와 같다. 생태계 최상위에서 오랜 세월 '만물의 영장'으로 불렸다. 그러나 틱톡 등 '숏폼 열풍'은 잠자는 토끼와 같은 인류의 방심이다. 숏폼이 여러 차례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됐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문해력 저하에 대한 방심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대부분 간과하고 있다.
레이먼드 커즈와일을 비롯한 미래학자들은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에 대해 오랜 시간 경고해왔다. 그러나 많은 이가 기술 발전에 주목할 뿐, 인류 전체의 능력 저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특히 빠른 스피드감에 경도돼 '세 줄 요약'의 새장에 갇힌다면 인간의 창조와 상상력은 더 이상 날개를 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 뒤를 바짝 따라잡았다. 인류는 반대로 자신들이 이러한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기술조차 완전히 활용하지 못할 수 있고, 나아가 인류의 방심으로 인공지능의 덫에 갇히는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빠른 문화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세 줄 요약'이라는 틀을 깨고 '긴 글의 해석과 상상'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인류가 상상과 창조를 거듭할 때 발전할 수 있고, 인공지능도 삶의 풍요로움에 기여한 조력자로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박성현 신성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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