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핵보유국의 '중고차값' 무인기 활용법
세계에서 핵무기 보유량이 가장 많은 러시아. 이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자주 쓰는 무기는 '샤헤드-136'으로 불리는 이란제 무인기다. 그동안 600대 정도 사용됐다고 알려진 이 무인기는 대당 가격이 약 2만달러(약 2500만원)다. 중고차 한 대 값에 폭발력도 그저그런 무인기가 치명적인 것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민간 아파트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이 무인기를 요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미사일은 '슈퍼카' 아니면 적어도 '럭셔리카' 한 대 가격이다. 미국은 백악관 방어에 쓰이는 '나삼스(NASAMS·National Advanced Surface to Air Missile System)'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나삼스는 노르웨이제 사격 통제 시스템과 미국제 요격용 미사일을 합한 대공무기체계로 포대당 가격이 무려 2300만달러에 달한다. 나삼스에서 발사되는 요격 미사일은 한 발에 120만달러(약 15억원)다. 우크라이나군은 나삼스보다 저렴한 지대공 요격 미사일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한 발에 14만달러라고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처럼 러시아의 무인기 공격은 놀라운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는 값싼 무인기를 활용해 우크라이나군의 방공용 무기들을 소진시키고 있다. 러시아가 '가성비 전법'을 더욱 확대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서방국가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인정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황을 뒤집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 확전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들은 방공용 패트리엇 미사일, 사거리가 100㎞가 채 안 되는 하이마스 미사일, 또는 경전차 등 러시아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서방국가들의 고민은 결국 러시아가 핵 보유국이라는 것이다. '최후의 수단'을 가지고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휴전선 북쪽 너머에 있는 핵 보유국이 날린 무인기는 '샤헤드-136'보다 대당 가격이 더 저렴하다. 북한 무인기는 정밀하지도, 내구성이 높지도 않은 부품으로 제작되면서도 레이더로 잡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크기가 작아 탑재량이 대수롭지 않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에는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 '절대무기' 핵과 싼 맛에 쓰는 무인기를 양손에 들고 있는 독재자를 상대해야 하는 우리로선 우크라이나 상황이 남 얘기가 아닌 까닭이다.
[안두원 글로벌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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