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인기’ 식별 107분 만에 대통령 보고…군 혼선 왜?

권혁철 2023. 1. 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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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수도권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육군과 공군, 합동참모본부(합참),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1군단, 수도방위사령부가 체계적인 대비태세를 못 갖추고 제각각 행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1군단이 지작사에 북한 무인기 상황을 보고할 때 고속상황전파체계를 사용했으면 상급부대뿐만 아니라 모든 부대 작전 계통이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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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군 고속상황 전파체계로 상황 전파·공유 가능했다
지난해 12월29일 북한 소형무인기 대응 및 격멸 훈련에 참가한 육군 제5군단 장병이 방공무기인 20㎜ 벌컨포를 운용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지난달 26일 수도권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육군과 공군, 합동참모본부(합참),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 1군단, 수도방위사령부가 체계적인 대비태세를 못 갖추고 제각각 행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내부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무기나 장비 도입 등 하드웨어 보강보다 작전부대 간 상황 전파·공유, 통합적 지휘체계 정비 등 소프트웨어 정비를 먼저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북부를 관할하는 육군 1군단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19분 군사분계선(MDL) 북쪽에서 미상 항적을 레이더로 탐지했고, 10시25분께 북한 무인기로 판단했다. 1군단은 오전 11시10분 전후 지작사에 상황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작사는 오전 11시10분 이후 합참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군단이 파악한 북한 무인기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수방사는 오전 10시50분께 자체 방공 레이더로 무인기를 탐지했다. 수방사는 11시27분께 자체 무인기 대응 작전에 돌입하겠다고 합참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대들이 무인기 대응작전에 나섰음을 알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1군단(경기 북부)과 수방사(서울)가 수도권 전체 영공 방어보다는 자신의 작전구역에만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군작전사령부는 정오께에야 북한 무인기에 대비하는 ‘두루미’를 발령했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낮 12시10분에 첫 보고를 받았고, 이 장관이 낮 12시12분 전화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일선 부대에서 식별된 북한 무인기가 107분 만에 윤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군 내부에서는 북한 무인기 침입에 대비하려면 고속상황전파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1군단이 지작사에 북한 무인기 상황을 보고할 때 고속상황전파체계를 사용했으면 상급부대뿐만 아니라 모든 부대 작전 계통이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고속상황전파체계는 긴급 상황과 수시 상황을 신속히 전파하는데 사용한다. 북한 무인기 보고를 받은 지작사, 합참이 고속상황전파체계 및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등을 이용해 신속한 상황 공유 및 협조를 했는지는 합참 전비태세 검열 대상에 올라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1군단이 합참과 수방사, 지작사에 상황을 전파한 시간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항은 현재 전비검열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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