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첫 노벨경제학상 발판되길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 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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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세계경제학자대회 유치
한국계 학자들 노력 결실맺어
작년 전미경제학회 활약 빛나
'경제학 변방' 선입견 지우고
韓 G5 가능성 높이는 기회로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의 경제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가 열린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경제학 올림픽'으로 불릴 정도로 규모가 가장 큰 국제학술대회인 세계경제학자대회를 2025년 8월 서울에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비롯해 글로벌 석학 1만여 명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계량경제학회가 주관하는 이번 세계경제학자대회는 5년에 한 번씩 열리며 미시·거시 경제학 전반에 걸쳐 지식을 공유한다.

그동안 저명한 경제학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견해를 들으려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게 느껴지는 데다 경제학에서 주류가 아닌 '변방'이라는 선입견도 따라다녔다. 때로는 상당 금액의 연사 초청 비용도 지불해야 했다. 핵심 경제 이슈와 연구 논문을 파악하고 경제학자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면 매년 1월 초 미국에서 열리는 전미경제학회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년여 후에는 수많은 석학이 스스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그들과 마주 앉아 듣게 될 경제 지식과 혜안을 기대하게 된다.

세계경제학자대회 개최를 이끌어낸 숨은 공신은 한국과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경제학자들이다. 장용성·황윤재 서울대 교수가 행사 유치위원장을 맡아서 발로 뛰었다. 장유순 인디애나대 교수는 작년 8월 엔리케 센타나 계량경제학회 부회장을 서울로 초청해 코엑스와 주변 인프라스트럭처를 보여주며 물밑에서 조율했다. 그 덕분에 한국은 행사 유치를 위한 입찰에 나서 쟁쟁한 5~6개국을 제치고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 우리 경제 규모에 걸맞게 학문적인 위상을 확인하는 결실을 봤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 경제학자들과 글로벌 석학들의 만남은 더욱 뛰어난 공동 연구 성과를 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한국인 첫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배출을 향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한국계 경제학자의 활약상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작년 전미경제학회 화두는 코로나19 시대의 인플레이션 경고였고,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충격을 놓고 열띤 토론이 펼쳐진 가운데 재미 한국계 학자들의 구심점인 한미경제학회를 중심으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자로 적극 참여했다. 매일경제와 MBN도 특별취재팀을 총 10명 파견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다. 글로벌 경제학자들은 매경 인터뷰에서 한국 현주소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 경제가 처한 문제는 중국 등 외부에 있다고 밝혔고, 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한국은 과점화된 권력구조를 깨야만 주요 5개국(G5)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각종 지식 향연의 접촉면을 늘려갈수록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경제적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나아가 집단지성을 통해 위기 극복 해법까지 모색할 수 있다고 본다.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kk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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