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치지만 대역 없이 장검 액션 해냈죠"
1년반 30부작 촬영 후 울어
차세대 한류 배우로 떠올라
"새해도 소처럼 일할 것"
스물다섯 살, 이재욱은 욕심이 많은 배우다. 데뷔 4년차에 30부작 드라마 '환혼'의 주연 장욱 역을 맡아 극을 이끈 것도, 앞으로 새로운 배역에 도전하겠다는 마음도 '작품을 놓치고서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작은 욕심'에서 비롯됐다. 그 욕심 덕분에 지난 8일 종영한 이 드라마의 최대 수확 중 하나는 다음이 더 기대되는 배우, 이재욱의 발견이 됐다.
'환혼'은 역사에 없는 가상세계 '대호국'에서 금지된 술법인 환혼술로 운명이 뒤틀린 이들의 사랑과 우정, 성장을 그린 판타지 무협 로맨스물이다. 홍정은·홍미란 작가(홍자매)와 박준화 감독이 시즌제로 만들어 마니아층도 생겼다. 지난해 파트1은 넷플릭스에 동시 방영되면서 전 세계 23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랐고, 작년 12월에 시작한 파트2 역시 25개국 TV시리즈 톱10에 올랐다. 지난 5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재욱은 "작품을 끝내고 울어본 적이 없었는데 최근 감독님의 '수고했다'는 말에 눈물이 나더라"며 "이 작품과 캐릭터를 정말 좋아했구나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장욱이 제 인생 캐릭터가 됐다"고 했다.
장욱은 출생의 비밀을 품고 술법을 배우지 못하다가 천하제일 살수 낙수(정소민·고윤정)를 스승으로 만나 최강자로 성장하고 사랑에 빠지는 서사의 주인공. 무협 활극의 묘미이자 화려한 CG가 입혀진 액션신도 직접 소화했다. 특히 파트1의 4회, 장욱이 막무가내로 움직이는 장검에 끌려다니는 듯한 장면은 흡사 마임을 하듯 몸을 쓰는 고난도 연기였다. 원래 몸을 잘 쓴다기보다는 그의 노력의 산물이었다. "처음엔 대역을 쓰자는 제작진 의견도 있었지만 일단 감독님께 제가 해보고 싶다고 말해서 하게 됐고 이슈가 됐더라고요. 칼을 쓰는 액션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고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애 처음 본 오디션에 합격해 드라마에 얼굴을 비쳤고, 곧바로 주연급으로 도약한 차세대 스타. 자신의 장점으로 또렷한 중저음 목소리, 187㎝의 큰 키 등 연기 도구를 꼽을 줄 알았는데 돌아온 말은 의외로 또 단호했다. "다른 면모를 계속해서 보여드리고 도전하는 게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잘하는 캐릭터를 하는 게 아니라 제가 못 해봤고 하고 싶어서 도전하거든요. 소신 있는 캐릭터인 장욱처럼 저도 매번 도전하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 소신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다양한 배역을 아우르는 게 버거울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일단 어덜트 페이스(노숙한 인상)로 낳아주신 어머니에게 감사드린다"고 너스레를 떤다. "제 안에도 아주 많은 '이재욱'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작품을 만나야 들여다볼 수 있는 모습이라, 그래서 더 도전하는 경향이 생긴 것 같습니다." 도전하는 자에게 갈 길은 멀다. 차기작은 검토 중이지만 "나이를 먹고 무게감을 갖게 되면 누아르 장르를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아직도 한참 남은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냐는 질문엔 "소처럼 일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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