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하반기 성장 or 침체 갈림길...경기침체, 고금리가 관건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한국 경제의 '수출 효자' 노릇을 한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연초부터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로의 대전환'이란 흐름 속에 전기차 신모델 투입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출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고금리 충격파가 관건이다. 이미 자동차 할부금리가 10%까지 치솟았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경기 위축과 고금리 충격파'로 글로벌 신차 시장의 성장세가 제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시장은 올 하반기 성장과 침체의 갈림길에 설 것으로 분석된다.
■"보호무역주의, 수출 걸림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주홍 본부장은 "올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소비자 물가 상승 지속, 할부금리 부담 등으로 국내외 소비자 수요의 위축이 예상되고 있으나, 대기수요의 해소와 더불어 친환경차 및 고가차량의 선진시장 판매 비중 증가 등으로 내수는 전년대비 2.1% 증가한 172만대, 수출은 1.6% 증가한 235만대, 생산은 전년 수준과 비슷한 376만대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 "대외적으로 중국, 유럽, 미국 등 주요국들의 자국산업 보호 무역주의 확산으로 수출 중심의 우리 자동차산업은 수출 규모가 큰 선진시장의 보호무역주의로 전기차 수출 확대에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올해 수출·내수·생산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하며 올 하반기가 자동차 산업 성장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선주문 물량들이 인도되면서 일종의 지표 착시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지난해 수요가 소진되고 난 하반기부터가 고금리·경기 위축에 따른 침체가 지표로도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시장의 지표가 '상고하저'의 특성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 정책, 내연기관차에 비해 연비가 높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이 완전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한국전기차협회 회장)는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반적으로 고가의 전기차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 전체적으로 실적 방어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판매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 "전기차 대세론 굳어질 것"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고금리가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4%정도의 성장은 하겠지만 자동차 업계로선 이 정도 성장 가지고선 상당한 갈증 현상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본부장은 자동차 업계 최대 호황으로 여겨졌던 2017년도 수준으로의 회복은 2025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역시 실적 견인차는 전기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CES2023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고 본부장은 "전기차에 가장 소극적이었던 스텔란티스까지 CES에 전기차를 가지고 왔다"면서 "향후 전기차 대세론이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2035년 전후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자동차의 사이클이 통상 15년이라고 할 때, 소비자들로선 마지막으로 내연기관차를 탈지, 전기차로 갈아타야 할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전문기관인 마크 라인스는 2023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미국시장의 전기차 수요 증가와 업체들의 신모델 출시 등으로 전년대비 25% 증가한 1195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시장이 전년대비 38% 증가한 129만대로 성장률이 가장 높고, 중국이 전년대비 24% 증가한 699만대, 유럽이 전년대비 21% 증가한 322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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