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고위 관리 “러, ‘한국 시나리오’ 따른 휴전 제안”

방성훈 2023. 1. 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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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가 러시아로부터 휴전 제의, 이른바 '한국 시나리오'를 제의 받았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 통신사인 우크린포름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사무총장은 이날 현지 방송사들의 연합 프로그램인 '통합 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한국 시나리오를 제안받고 있다. 소위 조건부 '38도선'입니다. (휴전선을 기준으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고,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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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비서실장, 유럽 전직 정치인들 만나 한국식 휴전 제안"
"우크라 협상 강요받고 있어…한국인들, 38선 실수로 여겨"
러, 정교회 성탄절 '36시간 휴전' 약속에도 우크라 공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가 러시아로부터 휴전 제의, 이른바 ‘한국 시나리오’를 제의 받았다고 밝혔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사무총장. (사진=AFP)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 통신사인 우크린포름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사무총장은 이날 현지 방송사들의 연합 프로그램인 ‘통합 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한국 시나리오를 제안받고 있다. 소위 조건부 ‘38도선’입니다. (휴전선을 기준으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고,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드미트리 코자크 러시아 크렘린궁 비서실장이 최근 유럽 전직 정치인들과 만나 현재 상태를 유지하고 우크라이나와 휴전하기 위해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러시아는 우리를 협상에 나오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리에게 제안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가 38도선이라는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다닐로우 사무총장은 또 “최근 한국 대표들과의 회담에서 그들(한국인들)은 1950년대에 북한과 전쟁을 끝낸 뒤 양보한 것을 실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 한국은 현재까지도 (장기 분단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다양한 선택지들 중 하나로 지속 거론됐지만, 러시아가 구체적으로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닐로우 사무총장의 이날 발언은 한국과 같은 장기 휴전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추진했다. 하지만 회담 도중 맹공을 퍼붓거나 러시아가 공격해놓고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떠넘기는 행태 등을 이유로 러시아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정교회 성탄절을 앞두고 지난 6일 정오부터 7일까지 ‘36시간 휴전’을 선포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는 지적이다.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12월 25일이 아닌 1월 7일을 성탄절로 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휴전을 약속한 36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7개 지역에서 포격 등의 공격을 지속했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동부 도시 바흐무트에서는 1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하르키우 북동부 지역에서 1명이 사망하고, 헤르손에서도 1명이 다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대통령은 “러시아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또다시 확인했다”며 맹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방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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