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할당제에도”… 10대 건설사 여성 임원 비율 2.4%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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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5개월이 넘었다.
그러나 국내 10대 건설사 여성 임원 비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분위기상 자본시장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일찍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대형건설사도 있었지만, 머릿수를 맞추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를 단 1명만 채운 곳이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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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지난달 임시주주총회를 이영희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작년 6월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된 임선숙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의 후임이다. 이 사외이사 선임으로 이 회사 임원진에서 여성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0.98%에서 1.96%로 소폭 높아졌다. 이 사외이사 선임 전 대우건설 임원 중 여성은 안신영 신사업개발팀장(상무)이 유일했다.
작년 8월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5개월이 넘었다. 그러나 국내 10대 건설사 여성 임원 비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할당제’로 불렸던 개정 자본시장법이 사실상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한 것이다.
9일 시공능력평사 상위 10개 건설사의 사업보고서(작년 9월 기준)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등기·미등기 임원 총 676명 중 여성 임원은 2.37% 가량인 1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여성임원 비율이 더 낮아진다. 사외이사를 제외한 여성임원 비율은 1.89%였다.
여성 임원을 가장 많이 둔 곳은 SK에코플랜트다. SK에코플랜트는 전체 임원 88명 중 5명이 여성임원이었다. 각각 브랜드·상품기획,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추진, 글로벌법무, 품질환경, VC(벤처캐피탈) 담당을 맡고 있었다. 비상장사인 SK에코플랜트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자본시장법의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다.
건설사업과 패션사업, 리조트사업을 하는 삼성물산의 전체 임원 164명 중 여성 임원은 8명이다. 이 중 패션 부문 임원이 5명이고, 제니스 리 김앤장 고문은 사외이사다. 패션 부문과 리조트 부문, 경영 부문을 제외한 건설 부문 임원 105명 중 여성 임원은 사외이사를 포함해 3명이다. 사내이사들은 각각 건설 경영지원실과 건설 건축주택사업부에서 근무했다.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업부에 여성 임원이 없지만 사외이사가 1명씩 있었다. GS건설은 재작년 조희진 법무법인 담박 대표변호사를, 현대엔지니어링은 김아영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를 여성 사외이사로 앉히면서 가까스로 여성 임원 0명을 면했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건설업계에서는 여성 임원이 적은 이유로 여성 직원의 비중이 작은 점을 꼽았다. 실제 10대 건설사 전체 직원 수 5만824명 중 6103명만이 여성이었다. 전체 임직원 수의 12.0%에 불과하다. 여성 직원 자체가 10명 중 1명 꼴로 적은 편이었는데, 여성 임원 비중은 이보다 더 작았던 셈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 특성 상 전국 곳곳의 건설 현장을 관리하거나 해외 공사현장에 파견되는 등의 업무가 많아 전통적으로 여성 직원 비율이 낮았다”면서 “전체 직원 중 약 10%가 여성 직원이긴 하지만, 남성중심적 문화에서 상대적으로 경쟁에 불리한 측면이 있어 위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낮아진다”고 했다.
‘유리천장’을 깨고자 시행된 자본시장법도 큰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을 무시하고 이사진 전원을 남성으로 구성해도 별다른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분위기상 자본시장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일찍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대형건설사도 있었지만, 머릿수를 맞추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를 단 1명만 채운 곳이 대다수였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종에 재직 중인 여성이 워낙 적은 데다 사외이사 인력 풀도 넓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사실상 사회이사 후보진을 알음알음 추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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