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공급망 관리도 척척 10년 안에 세계시장 선도

우수민 기자(rsvp@mk.co.kr) 2023. 1. 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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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엠로 대표
원자재값 인상 전에 재고 확보
비용 계산해 발주 시점 추천도
국내 첫 클라우드 시스템 선봬

"10년 안에 전 세계 공급사관계관리(SRM) 소프트웨어 시장을 이끌어가는 회사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송재민 엠로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이 같은 사업 비전을 밝혔다. SRM은 기업이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이나 설비를 공급받는 협력업체와 물류 시스템을 총망라해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엠로는 2003년 자체 개발한 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 '스마트스위트'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을 개척한 굴지의 기업이다. 엠로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약 17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SRM 시장의 4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엠로는 2019년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공급망 관리 솔루션을 또 한 번 고도화했다. AI 기반 솔루션은 빅데이터와 분류·예측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구매담당자들의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송 대표는 "특정 재화가 가격이 올라갈 것 같으면 재고를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라며 "배송 시간과 재고 보유 비용을 감안해 발주 타이밍을 자동으로 추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공급망 관리 클라우드 서비스도 선보였다. 구축형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빠르게 설치·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중견·중소기업으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위기가 불어닥치며 회사가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맞았다. 송 대표는 "미·중 무역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계기로 기업들이 내부 리스크가 아니라 1·2차 벤더의 원자재 수급에 따라 영향을 받는 상황을 처음 경험하게 됐다"며 "2020년 400억원대였던 매출이 지난해 5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입찰에서 맞붙더라도 대부분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엠로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약 50%가 엠로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엠로의 고객사 수는 420여곳에 달한다.

엠로는 최근 구매 생태계 확장을 목표로 구매담당자 전용 커뮤니티 서비스 '바이블(BUYBLE)'을 출시했다. 바이블은 신규 협력사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구매 담당자들을 위해 국내 300만개 벤더(협력사)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중소 벤더 또한 직접 바이블에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구매 분야 국내 전문가들의 직무 교육 콘텐츠와 현직 구매 담당자들의 칼럼도 게재한다. 구매 담당자들이 실시간으로 업무 고민이나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와 구매 직무 관련 구인구직 정보 서비스도 지원한다.

송 대표는 "공급망 관리는 따로 학문이 정립돼 있지는 않지만 전문 솔루션이 필요할 정도로 다양한 유연성이 반영돼야 한다"며 "구매 담당자들 간 집단지성을 활용할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향후 환율과 원자재 시황 정보를 포함한 새로운 기능을 꾸준히 보강한다는 목표다. 또한 특정 원자재에 전문지식을 지닌 이들이 직접 커뮤니티에 콘텐츠를 게재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엠로는 국내에서 낸 성과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세계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언어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엠로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현지 기업과 협력해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엠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은 20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 대표는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왔다"며 "대한민국 산업구조가 제조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필요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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