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씨티은행 신용대출 잔액 3조원, 타행으로 이동… KB·토스가 2조원 흡수

김유진 기자 2023. 1. 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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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국내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한 이후 개인신용대출 잔액 중 3조원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가 신용대출 갈아타기(대환) 물량 중 2조원을 확보, 씨티은행이 소매금융에서 손을 뗀 데 따른 이득을 가장 크게 본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이 다른 은행으로 신용대출을 갈아타려는 고객에 대한 대환 작업을 진행한 지 6개월 만에 3조원의 자금이 다른 은행으로 이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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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이 국내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한 이후 개인신용대출 잔액 중 3조원이 다른 은행으로 옮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가 신용대출 갈아타기(대환) 물량 중 2조원을 확보, 씨티은행이 소매금융에서 손을 뗀 데 따른 이득을 가장 크게 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대환 작업 전인 지난해 7월 7조6000억원에서 올 초 4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씨티은행이 다른 은행으로 신용대출을 갈아타려는 고객에 대한 대환 작업을 진행한 지 6개월 만에 3조원의 자금이 다른 은행으로 이동한 것이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1월 소매금융 사업 철수에 따른 이용자 보호 계획을 발표하고 개인대출 등 소매금융 상품에 관한 정리 방안을 내놨다. 계획안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대출 고객이 영업점 축소로 인한 불편 등을 이유로 다른 금융사로 대출 대환을 희망하는 경우 대출을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씨티은행은 대환 제휴 은행으로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를 선정했다. 대환 대출 작업은 전산 개발 등의 준비를 마치고 지난해 7월부터 시작했다.

씨티은행에서 빠져나온 개인신용대출을 가장 많이 확보한 곳은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였다. 두 은행은 각각 1조원가량의 씨티은행 대출 자산을 이어받았다. 이들 은행은 씨티은행과 대환 대출 제휴를 맺어 다른 은행보다 대환 고객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조원의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자산은 다른 은행들이 골고루 나눠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나머지 대출 자산은 다른 은행들이 고르게 대환 물량을 가져갔다”며 “각각 1조원씩 대환 물량을 확보한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쏠림 현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씨티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일부 은행은 대출 대환에 필요한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최대 3%의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등 씨티은행 고객을 유치하는 데 공을 들였다. 씨티은행의 대환 대출 물량은 금융 당국이 제한하는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에 포함되지 않고,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가계대출의 총량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계대출의 질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은행들이 씨티은행 대환 물량 확보에 나선 이유로 꼽힌다. 씨티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전문직 등 고신용자 위주로 실행돼 우량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씨티은행에 아직 남아있는 4조원의 개인신용대출은 다른 은행으로 이동하거나 대출 만기까지 유지할 수 있다. 씨티은행은 신용대출의 만기를 오는 2026년 말까지 연장했다. 이후에는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하고 상환 기간을 최대 7년 부여한다. 대출 고객은 원리금분할상환 또는 원금균등분할상환 등 상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금융 당국은 씨티은행이 제출한 소매금융 철수 이용자 보호 계획을 정기 점검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신규 계약 중단 관련 고객 안내, 대출상품 만기연장 및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신용카드 유효기간 연장,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운영과 정보보호 등 이용자 보호 계획 관련 상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분기 점검에서 “씨티은행은 이용자 보호 계획의 체계 있는 관리를 위한 체크리스트 마련 등 내부 점검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상시 이행이 필요한 업무를 지속해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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