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짓누른 인플레 우려 끝날까...코스피 올해 첫 2300 돌파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연말연시 '보릿고개'를 지나 새해 첫 종가 기준 23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의 동반 순매수세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임금 상승세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등 대외 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 외인·기관 쌍끌이 매수에 2300 돌파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22p(2.63%) 오른 2350.1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300선에서 거래된 것은 지난해 12월 27일(2332.79) 이후 8거래일 만의 일이다.
코스피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2218.68에 거래되던 지수는 이날 현재 2350.19로 단 4거래일 만에 131.51p(5.92%) 급등했다.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6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000억원이 넘는 적극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 역시 지난 6일 2438억원 매수 전환 후 이틀째 약 980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어닝 쇼크 발표에도 불구하고 향후 설비 투자(CAPEX)와 재고 조정을 통한 실적 반등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88% 오른 6만700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14일(6만500원) 이후 처음으로 6만원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3일 장중 7만310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8만6000원선까지 회복했다.
이 외에도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에 따른 대출 확대 전망으로 건설업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고,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금융 업종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윤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매크로 지표에 다시 민감해지는 모습이다"라며 "미국 임금 상승률 둔화와 서비스업 지표 하락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20일 이동평균선 상향선을 돌파했다"라고 판단했다.
■ 시장 발목 잡던 인플레 우려 걷힐까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는 예상보다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10년 금리는 여전히 하루에도 10bp(1bp=0.01%) 이상 등락이 나올 정도로 변동성이 크지만,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높아진 레벨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불안한 상황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번 주 확인될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앞선 두 달과 같이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CPI는 전월 대비로 보합 혹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대비 6% 중반 내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리 인상을 더 가속하기 어려웠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강경하게 발언했던 이유 중 하나는 임금 상승률이었다. 임금과 인플레이션이 상호 간 연결돼 인플레이션을 가속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임금 상승률은 금리 인상 이후 속도는 느려도 꾸준히 내려오고 있다"라며 "물가지수 발표에서 예상치대로 6%대 수준이 나온다면 연준도 편하게 금리를 25bp 수준 올리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하락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있어 성장 모멘텀이 약해 상단을 뚫기 쉽지 않아도 하단을 지키는 시장 환경은 만들어졌다"라고 판단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다. 남아있는 물가 경계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참여자들은 3.50%로 25bp 인상을 전망한다.
윤여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은 추가 인상 기대를 닫지 않는 수준에서 일부 매파적 부분이 있겠으나, 경기 둔화와 금융 불안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측면에서 중립적 스탠스가 확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기준금리 3.75% 가능성이 확산될 경우 이는 오히려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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