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철 맞이한 대게...그 효능은?
찬바람이 부는 겨울은 맛 좋은 대게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대게의 제철은 한창 추운 날씨인 12월 말부터 3월 말까지다. 수온이 낮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대게는 살이 꽉 차고 단단해 먹기에 딱 좋다.
대게는 맛이 담백하고 소화가 잘 되는 식품이라, 소화 기능이 약한 환자나 노년층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또한, 대표적인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연초에 다이어트를 목표로 삼은 사람들이 체중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각종 필수 아미노산을 포함해 칼슘,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 가치도 매우 높다. 대게의 다양한 효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치매 예방에 도움 되는 타우린
대게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타우린(Taurine)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대게 100g당 타우린이 약 289㎎들어있다. 타우린의 가장 널리 알려진 효능은 피로회복이다. 사람의 몸은 에너지가 부족하면 피로를 느끼는데, 타우린은 체내에서 당분해를 촉진하는 유전자를 활성화해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 피로를 해결한다.
타우린은 뇌에 두 번째로 많은 아미노산으로, 다른 영양소와는 달리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쉽게 통과해 뇌에 흡수가 잘 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뇌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최근에는 타우린이 뇌세포를 보호하고 알츠하이머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2020년 발표된 한국원자력의학원 오세종·최재용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타우린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신호전달체계인 글루타메이트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라고 알려진 신경세포 파괴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침착되면 글루타메이트계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타우린이 막아준다는 것. 이뿐만 아니라 타우린은 뇌세포의 안쪽과 바깥쪽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이닥 복약상담 박성현 약사는 "타우린은 뇌의 탈수를 막아 불안, 간질 등 과잉행동 예방에 도움을 준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타우린은 노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2022년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University of São Paulo, USP) 엘렌 크리스티니 데 프레이타스(Ellen Cristini de Freitas)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을 살펴보면, 타우린은 체내 항산화 효소를 증가시킨다. 연구 참가자들이 매일 3~6g의 타우린을 섭취했을 때, 혈중 항산화 효소 농도가 증가한 반면 산화 스트레스는 감소했다. 연구진은 "타우린을 꾸준히 복용하면 산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조절해 노화에 따른 세포 기능 저하와 만성질환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단, 연구진은 "타우린의 항노화 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가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칼슘 풍부한 대게, 뼈 건강 지킴이
칼슘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골격 유지에 큰 역할을 하며 치아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대게에는 이런 칼슘이 매우 풍부하게 들어있다. 대게 100g 당 약 158mg의 칼슘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또 다른 갑각류인 꽂게(100g 당 118mg)보다도 함량이 높다.
칼슘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칼슘 부족 국가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중 71.2%가 칼슘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경우 칼슘 부족 현상이 더 심각한데, 2022년 공주대학교 기술·가정교육과 김선효 교수가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발표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대한민국 청소년 중 90%가 칼슘 부족이라고 한다.
칼슘은 뼈 건강뿐만 아니라, 혈관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슘 농도가 충분하면, 체내에 쌓인 포화지방을 바깥으로 배출해 나쁜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감소시킨다. 또한, 혈압을 안정시키고 당뇨병 등 각종 질환을 예방한다. 이외에도 칼슘은 피를 응고시키는 트롬빈(Thrombin) 형성을 촉진시켜 상처가 났을 때, 출혈이 최대한 빨리 멈출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한, 칼슘은 뇌세포의 흥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뇌세포에 칼슘이 충분하면 일정 수준 이하의 스트레스에는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다. 단, 스트레스의 강도가 심해지면 칼슘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불안해진다.
대게에는 칼슘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강화하고 항암 작용을 하는 키토산(Chitosan)과 셀레늄(Selenium)이 풍부하다. 어린이의 성장 및 발달에 도움이 되는 각종 단백질과 비타민, 그리고 칼륨의 함량 역시 높아 1월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 단, 키토산의 경우 대게의 껍데기에 대부분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대게를 먹을 때는 대게를 껍질째 우린 국물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대게, 맛있게 찌는 방법
살아있는 대게를 찜통에 넣어 찌면, 다리가 떨어져 나가거나 내장이 쏟아질 수 있다. 때문에 대게를 찔 때는 반드시 차가운 얼음물에 담가 기절시키거나, 죽은 것을 확인한 후에 쪄야 한다. 내장이 흘러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대게를 뒤집어 놓는 것이 좋다. 또한 종종 대게를 찔 때 압력으로 인해 내장이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청주나 맥주를 조금 넣으면 내장의 비린 맛을 잡을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복약상담 박성현 (약사)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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