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흐름속 종목 장세 예상…로봇·車 전장 부품株 주목을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기업
일제히 신사업으로 로봇 점찍어
레인보우로보·에스피지 등 유망
‘-40.51%.’
지난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인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의 평균 주가 하락률이다. 이들 종목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막대한 유동성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을 강화하면서 이들 대형주의 수익률도 덩달아 곤두박질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박스권 흐름 속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개별 종목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다. 중소형주를 전문으로 분석하는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어떤 기업을 유망하다고 보고 있을까. 이들은 “로봇, 자동차 전장 등에서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이구동성 “로봇 산업 유망”
최근 스몰캡 보고서를 발표한 유안타증권과 키움증권은 올해 유망 테마로 로봇을 꼽았다.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로봇의 중요성이 대두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이 일제히 신사업으로 로봇을 점찍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협동로봇 생산업체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589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4거래일 만에 36.28% 급등했다.
지난달 월간 중소형주 추천 보고서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추천한 키움증권은 에스피지, 에스비비테크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에스피지는 로봇에 들어가는 감속기 등 부품을 만든다. 감속기는 로봇에서 모터의 회전력을 증폭시켜 로봇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에스피지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함께 협동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26.1% 증가한 350억원이다.
에스비비테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진공 로봇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주력으로 생산하던 회사다. 2013년 국내 최초로 로봇의 핵심 부품인 ‘하모닉 감속기’를 양산하며 감속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에스비비테크는 감속기 생산 능력을 현재 1만2000대 수준에서 올해 5만 대, 2025년 20만 대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유안타증권은 로봇 관련주로 인탑스와 로보티즈를 추천했다.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인 인탑스는 베어로보틱스에 서빙 로봇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모터, 감속기, 제어기로 구성된 로봇 전용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실내 자율주행로봇을 상용화했고 실외 자율주행로봇 개발도 성공했다.
자동차 전장부품株도 ‘주목’
자동차 전장 산업도 유안타증권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복수 추천을 받았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자율주행 기술 발전 등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은 비에이치와 아모그린텍을 유망 종목으로 선정했다. 비에이치는 애플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애플 관련주’로 알려져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비에이치의 전기차 배터리용 FPCB 매출이 작년보다 66% 증가한 7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비에이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8배로 1년 전(8.4배)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다.
아모그린텍은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업체에 고효율 자성소재를 공급한다. 고효율 자성소재는 전력 손실을 줄이고 발열 온도를 낮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부품이다. 이수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효율 자성소재와 에너지저장장치, 나노멤브레인 등이 성장을 이끌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토비스와 아바코를 추천했다. 카지노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토비스는 자동차 전장 디스플레이로 주력 분야를 넓히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보다 234.3% 급증한 319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307억원)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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