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작가 "해리 왕자 자서전, '군주제 종말' 도화선 될 수도" 경고
왕실은 침묵하고 언론은 희화화한다 지적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전기를 집필한 작가 캐서린 메이어는 최근 발간을 앞둔 해리 왕자의 자서전 '스페어(Spare)'에 대해 "군주제 종말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메이어는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의 자서전을 두고 "영국 왕실 구성원들이 인종차별, 여성혐오, 부귀영화에 대한 공분의 대상이 됐다. 왕실은 결국 불평등을 상징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자서전 내용에) 엄청난 문제가 걸려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이어 메이어는 "제기된 의혹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면 왕정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훼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왕실이 흔히 '관광지' 정도로 치부되곤 하지만 실상은 상당한 권력과 납세자의 세금을 쥔 중요한 국가기관"이라며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왕실을 향해 각종 의혹을 해명하고 진상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메이어는 왕실이 "오해를 조장하는 '비밀주의'와 '애매모호함'에 일부 책임이 있다"며 "왕실 방어를 위해 단순히 (해리 왕자 부부의) 성격 문제로 치부하게 된다면 조직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직격했다.
메이어는 이전에도 해리 왕자의 아내 메건 마클이 다큐멘터리 시리즈에 출연해 왕실에 만연한 인종차별을 폭로하자 대중이 왕실에 대해 분노한 적 있다고 꼬집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마클은 아들의 피부색을 왕실 사람들이 걱정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자서전 스페어는 '예비자'란 뜻으로 영국 왕실에서 후계 구도에서 비껴간 둘째 아들을 가리키는 은어다. 오는 10일 공식 출간을 앞두고 있지만 가디언을 시작으로 영미권 언론들이 앞다퉈 책 내용을 보도하는 바람에 주요 내용은 이미 유출된 상태다.
스페어에는 해리 왕자가 2020년 아내 마클과 함께 왕실을 떠난 배경을 설명하며 내부 실상을 폭로하는 내용이 다수 수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신이 '코카인을 17세 때부터 흡입했다' '아프간 전사 25명을 마치 체스판 다루듯 사살했다' 등의 내용도 함께 유포돼 구설수에 오른 상황이다.
메이어는 일부 언론이 자극적인 내용을 두고 이 같은 '발췌 보도' 경쟁을 벌인 데 대해 왕실 개혁 논의를 방해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는 "영국 저널리즘이 해리 왕자의 비판에만 잔뜩 취한 모습이 마치 술집에서 맥주병을 들고 '이게 나쁘다고 생각하나요'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공교롭게도 메이어 역시 지난 2015년 찰스 3세 국왕의 전기 '더 하트 오브 어 킹(The Heart of a King)' 출간을 앞두고 책의 일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유출되는 피해를 겪은 바 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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