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남 플레이밍? 롯데는 이미 좋은 포수를 갖고 있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2023. 1.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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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로 롯데에 이적한 포수 유강남의 최대 장점은 플레이밍으로 꼽힌다.

볼 하나 정도 빠진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플레이밍에 있어서 만큼은 국내 포수 중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롯데 투수들에게도 큰 힘이 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자신감 있게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발판을 유강남이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강남 플레이밍 결과. 자료=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배영수 롯데 투수 코치는 “유강남이 우리 팀에 오게 돼 든든하다. 좋은 플레이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젊은 투수들이 많은 우리 팀에 큰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 된다. 볼이라고 생각한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면 투수는 크게 힘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모든 공을 그렇게 해줄 수는 없겠지만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비율이 높은 포수인 만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강남은 국내 포수 중 최고 수준의 플레이밍 실력을 보여줬다.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에 의뢰해 스트라이크 존에서 공 하나 정도 빠진 공의 스트라이크 판정 비율을 살펴보니 유강남은 63%로 국내 리그 포수 중 탑 클래스 기록을 내고 있었다.

최고 포수라 불리는 양의지가 50%대 플레이밍 비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유강남이 얼마나 많은 공을 볼에서 스트라이크로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유강남의 플레이밍 실력은 실체가 있는 평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밍 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플레이밍은 기본이고 그 이상의 능력을 보여줘야 롯데에 진짜 힘이 돼 줄 수 있다.

같은 시기 플레이밍 성적을 봤을 때 유강남 보다 높은 비율을 보인 포수가 있었다. 그는 바로 롯데 포수였던 김준태였다.

김준태의 플레이밍 비율은 64%나 됐다. 유강남보다도 높은 비율을 기록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롯데 감독이었던 허문회 전 감독은 ““김준태가 플레이밍이 대단히 좋아졌다. 최현 코치가 칭찬을 정말 많이 할 정도로 프레이밍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투수들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팀의 주전 포수로서 손색없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었다.

김준태의 플레이밍 실력 역시 롯데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롯데의 팀 성적은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했다. 플레이밍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김준태는 kt로 트레이드가 된다. 플레이밍 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플레이밍이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는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포수의 능력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을 김준태의 케이스가 말해 주고 있다

유강남이 플레이밍 그 이상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결국 유강남도 장기인 플레이밍 뿐 아니라 볼 배합, 도루 저지 등에서도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함을 뜻한다. 그래야 롯데가 4년 8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해설위원 A는 “유강남이 이제 진짜 시험대에 섰다고 생각한다. 수준 높은 LG 투수들의 공을 받다가 젊은 투수가 많은 롯데 투수들의 공을 받으려면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들과 상대하려면 유강남도 답답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유강남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롯데 투수들의 수준에 맞는 볼 배합을 해줘야 롯데 투수들이 진짜 살아날 수 있다. 유강남이 포수로서 진짜 능력을 보여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많이 참으며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강남이 완성형 포수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강남의 플레이밍 이야기는 이제 입이 아플 정도다.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빼어났던 LG 투수들과는 또 다른 투수들을 상대하게 된 지금, 유강남에게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부분들이 갖춰져 있는 포수임을 증명할 때 롯데도 순위 상승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유강남은 플레이밍 너머의 무언가를 증명할 수 있을까. 이제 진짜 포수가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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