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접속 18만명 김어준 유튜브… 구독자 10만명 감소한 TBS
구독자 60만 명 돌파…'3만 원', '10만 원' 슈퍼챗 잇따라
같은 시간 TBS엔 '출근길엔 TBS' 편성, 실시간 교통정보 전달
유시민 "언론도 폐지 부추겼다. 경쟁자 없어졌다고 좋아하는 곳도 있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TBS라디오 '뉴스공장'에서 하차한 김어준씨가 새로 시작한 유튜브 첫방송에서 동시접속자 18만 명을 기록했고 방송 이후 구독자는 60만 명을 돌파했다. 김어준씨는 첫방송에서 “5년 동안 청취율 1위를 한 자신을 (서울시가)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간 기존 뉴스공장에 대체 편성된 TBS라디오 '출근길엔 TBS'는 유튜브 동시접속자 수가 수십명에 머물렀다.
지난달을 끝으로 6년여간 진행해온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하차한 김어준씨가 9일 유튜브에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첫방송을 시작했다. 새로운 뉴스공장은 비슷한 스튜디오 모습과 패널구성 등 기존의 TBS 뉴스공장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류밀희 기자가 뉴스 브리핑을 진행했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그대로 출연했다. 류밀희 기자는 현재 TBS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어준씨는 첫 방송 인사말에서 “언론, 검찰의 진짜 힘은 보도하고 기소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보도했어야, 기소했어야 마땅한 일들을 묻어버리는 데 있다”며 “그런 권력은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는 닥치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 카르텔에 균열을 내겠다. 편파적으로”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편파에 이르는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뉴스공장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동시접속자는 18만 명에 달했고 구독자는 방송 중에 약 40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늘었다. 오후 14시 기준 현재는 60만 명을 돌파했다. 방송에 돈을 후원하는 개념의 '슈퍼챗'도 잇따랐다. 구독자들은 “첫방송 응원하다”, “뉴스공장 영원하라” 등의 메시지와 함께 돈을 보냈다. 달러 등 외환도 있었다.
반면 같은 시간 진행된 TBS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차가웠다. 뉴스공장 폐지 이후 대체 편성된 '출근길엔 TBS'는 유튜브 기준 동시접속자 수가 80명 안팎에 머물렀다. '출근길엔 TBS'는 이민준 TBS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교통정보와 날씨, 음악 등을 제공한다.
해당 방송의 실시간 채팅에는 “TBS 구독취소하고 김어준 보러 간다” 등의 메시지와 “TBS가 무슨 죄냐. 직원들만 불쌍할 뿐”, “TBS에는 아직 좋은 프로그램이 많다” 등의 메시지가 공존했다. TBS 구독자 수는 한때 158만 명을 넘었지만 현재 147만 명까지 떨어진 상태다.
TBS는 현재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2024년부로 재정의 70% 가량을 의존해온 서울시 지원금이 끊겨 정상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해를 끝으로 외부진행자들이 대거 하차했고 대부분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교통·음악 방송으로 대체됐다.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지난달 하차한 신장식 변호사는 이날 방송에서 “TBS 직원 전체를 인질로 볼모로 잡은 인질극이었다”며 “(김어준) 공장장이나 저나 전부 다 인질부터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유시민 작가는 이날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해 서울시와 TBS 사이의 갈등을 놓고 “오세훈 시장과 윤석열 대통령 등 여권은 자신들의 자유만 자유라고 여긴다. 나하고 반대되는 사람들의 자유는 없애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한다”며 “언론도 뉴스공장 폐지를 부추겼다. 경쟁자가 없어졌다고 좋아하는 곳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작가는 국내언론을 놓고 “자기들이 제일 정파적이다. 진영논리 가장 완고하게 가지고 있는 곳들이 족벌신문, 건설사신문”이라며 “(이들은) 오너와 종사자들이 먹고살기 위한 하나의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알던 언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공장에 대해선 “늘 올바른 얘기를 했던 것은 아니다. 뒤늦게 알거나 불완전한 주장을 한 적도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청취율이 높았던 이유는 다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다른 관점을 얘기해주는 존재가치가 있었지만 정치권력과 언론이 합작해서 (김어준을)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달 31일 '김어준이 떠났다고?' 칼럼에서 “TBS에서 김어준의 출연료는 회당 최고 200만원이었다. '세금 조공'을 받고, '방송 심의'라는 족쇄를 찬 척했었다. 그나마 자제했단 얘기다. 내년에는 더 흥미로운 음모론과 맛있는 가짜 뉴스로 슈퍼챗과 후원금 등 '시청자의 조공'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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