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논란에도 풍력발전단지 추진하는 영양군

강한들 기자 2023. 1. 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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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P 영양 풍력발전단지 사업 대상 마을 중 하나인 경북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전경. 최병성 목사 제공

경북 영양군이 환경영향평가서 거짓·부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풍력발전단지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 환경부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공동조사단을 운영하는 와중에 영양군은 AWP 영양 풍력 사업에 대한 심의를 가결했다.

9일 영양군에 따르면 영양군은 지난달 13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AWP 영양 풍력 사업에 대한 심의를 가결하고, 같은 달 29일 사업자에게 결과를 통보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풍력발전업체 AWP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부실 작성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AWP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산양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썼다. 본안에서는 산양 흔적을 두 곳에서 촬영했고, 남쪽 사업 부지 예정지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내용을 바꿨다. 지역 주민들은 사업 예정지 18곳에서 산양을 촬영했고, 101개 지점에서 산양의 배설물·뿔질 흔적을 발견했다. 이 의원의 지적에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AWP 영양 풍력발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재조사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 [단독]KEI는 지침 충족 못 한다는데 영양 풍력 조건부 승인한 환경부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209131715011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사업 대상지 인근 주민들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포착된 산양. 이은주 의원실 제공

무분별한 풍력 저지 영양·영덕 공동 대책위는 공동조사단 활동 조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관련 절차 진행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영양군에 보내달라고 환경부에 요구해왔다. 환경부는 이에 지난달 5일 공동조사단 1차 회의를 알리는 공문에 “승인기관(영양군) 등에서는 붙임 구성·운영 계획안을 관련 업무에 참고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담았다.

환경부는 ‘AWP 영양 풍력 공동조사단’을 꾸려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부실 작성됐는지 조사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14일 첫 회의를 열고 공동조사단 구성·운영계획과 항목별 조사 방법 등을 논의했다. 조사단은 AWP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거짓·부실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오는 4월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검증할 계획이다. 만약 조사단이 거짓·부실 작성된 정황을 확인하면 환경부는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를 열고 진위에 따라 재평가, 보완, 계속 진행 등 조치를 한다.

영양군은 AWP영양풍력 사업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달 6일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에게 같은달 13일에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한다는 통지서를 보냈고, 13일 심의를 가결했다. 환경부는 14일 공동조사단 회의에서 이 내용을 인지했다. 이창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과장은 “환경부는 승인권자인 영양군에 관련 승인 절차를 진행하는 데 참고하라고 공동조사단을 진행하고 있다고 안내했다”며 “법률상 검토는 필요하겠지만, 최종 허가 절차를 진행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군은 ‘지방도시계획위원회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30일을 기준으로 사업자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민원서류를 이유 없이 미루게 되면 나중에 업체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사업 시행 계획 인가가 들어오려면 사업자가 준비를 몇 개월 정도 해야 해서 인가 절차는 공동조사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재웅 무분별한 풍력 저지 영양·영덕 공동 대책위 사무국장은 “영양군 담당자는 실시 계획 인가를 공동조사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안 할 것이라고 하지만, 실무자는 업체에서 인가 신청서를 내면 진행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내부에서도 이야기가 갈린다”며 “AWP풍력사업에 관한 비상식적인 행정을 중단하고 잘못된 것을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 영양군 석보면 맹동산 일대에 설치된 풍력발전소의 지난 2015년 모습.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사업 대상지 인근에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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