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 투입해 돌봄·교육 국가가 책임..'늘봄학교' 3월부터 시범운영
윤석열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늘봄학교(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초등 전일제학교)가 올해부터 시범 운영된다. 오는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1학년 학생부터 하교시간과 부모의 퇴근시간 간극을 메우는 틈새·저녁돌봄을 실시해 학부모 부담을 줄여나간다. 단순히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에서 벗어나 교육과 돌봄을 결합한 에듀케어(Educare) 서비스로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미래교육 산실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교육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정책 추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교육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예고한대로 대로 이달 중 공모를 통해 4개 내외의 시·도 교육청을 선발해 20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고, 지역별 여건에 따른 우수모델을 발굴해 2025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늘봄학교는 유보통합(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과 함께 국가 책임교육의 일환으로 교육당국이 추진하는 역점사업이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전후해 여성 경력단절 현상과 사교육 의존이 심해지며 저출산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대안이다. 정규수업 뿐 아니라 초등학생 학업주기 전반을 공교육이 책임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겠단 새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교육부는 현재 오후돌봄 위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한다. 지역·학교별 여건에 따라 아침· 저녁 등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유형의 돌봄을 제공하고, 방과 후 프로그램 사이 틈새돌봄을 강화한다. 특별한 사정으로 긴급하게 저녁돌봄이 필요한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오후 5시 이후 일정 기간 돌봄이 가능한 '일시돌봄' 서비스도 제공한다.
입학 초 조기 하교로 인한 돌봄공백 해소를 위해 신입생 중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에듀케어 집중 지원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한다. 고학년의 경우 민간참여를 활성화해 인공지능(AI)과 코딩, 빅데이터 등 고품질 방과후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나현주 교육부 방과후돌봄정책과장은 "에듀케어의 경우 3월 초에 시간이 촉박하지만 조속히 시범학교 선정해 차질없이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일단 정규수업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첨단기술을 활용한 에듀테크 기반의 교수방법을 도입하고, 지역사회 기업과 대학, 퇴직교원 등 우수인력의 참여를 유도해 프로그램 전반의 질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산업 분야는 물론 스포츠·예술 등 지역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거리·시간·자원 등의 제약이 있는 농산어촌 등의 지역에서는 온·오프라인 강좌를 병행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선 교육청 등과 함께 돌봄교실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 학교 단위 별로 신규 돌봄교실을 늘리고, 인근 학교의 돌봄 수요를 종합 대응할 수 있는 거점형 돌봄모델도 25곳을 구축해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그간 단위학교 중심으로 운영했던 방과후 업무를 이번 늘봄학교 사업과 함께 시·도교육청 중심의 지역단위 운영체제로 개편, 일선 학교와 교원의 업무 부담을 줄인다. 강사·업체 선정부터 계약체결, 수강신청, 회계처리 등의 업무 전반은 방과후늘봄지원센터 전담인력이 맡게 된다. 아울러 올 하반기부터 지능형 나이스(NEIS) 기능을 개선해 수강신청·만족도 조사 등도 실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번 늘봄학교와 관련해 향후 4년간 특별교부금 3402억원과 지방비 4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초등학생의 교육·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늘봄학교를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현장과 지속 소통하고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며 "정규수업과 돌봄, 방과후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민간참여 확대 등을 통해 질 높은 프로그램을 개별 맞춤형으로 제공해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도 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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