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명 중 9명 "한은, 이번주 금리 0.25%p 인상"
기사내용 요약
이창용 "물가안정에 중점 둔 통화정책"
미 연준 올해 금리인상 기조 이어질 듯
부동산 침체 등 금융불안에 동결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류난영 한재혁 기자 = 국내 채권 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이번 주 1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뉴시스가 9일 국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9명이 오는 13일 열리는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1명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 대다수가 이번 주 금리 인상을 꼽은 이유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물가도 5%대로 정점을 지나긴 했으나 여전히 높고, 그동안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고 강조해 온 만큼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앞서 1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신년사에서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내에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상 영향이 본격화 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올해는 어느 해 보다 더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필요성과 함께 속도조절 필요성을 함께 언급한 것으로 이에 따라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통화정책방향문이나 기자간담회 등에서 내 놓는 메시지 톤을 완화적으로 조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공개한 'K점도표'에 따르면 최종 금리를 연 3.5%로 보는 위원은 3명, 연 3.75%는 2명,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위원은 1명이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치 상으로 물가 상승세는 정점을 지나고 있으나 여전히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자체가 유효하며 통화당국 역시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까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수 있고 미 연준의 인상 행보 역시 해당 시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도 2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며 "3.75%가 이번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인플레이션 대응 때문에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금리는 3.5%로 보고 있지만 하반기에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꺾이고는 있지만 가스, 전기세 등 공공요금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지난달 물가가 5% 였고 한은 기준금리가 3.25% 이기 때문에 실질금리는 1.75% 정도 마이너스인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은도 물가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가져가겠다는 게 분명한 만큼 이번 주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로 여전히 높았고, 이창용 한은 총재도 신년사에서 물가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고, 미 연준도 추가 인상을 앞두고 있어 이번에는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며 "다만 다음 달부터는 경기나 물가 여건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아 한은의 최종금리는 3.5%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금리인상 기조가 여전히 지속되고 물가도 여전히 높아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인상 후 다음달 한 차례 더 인상해 3.75%까지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3.5%로 컨센서스를 설명한 만큼 이번 주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 인상후 금리인상을 멈추다가 연준의 정책 대응 등을 지켜 보고 연말 정도에 금리를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들이 최종금리를 대부분 3.5%로 예상하고 있고, 여전히 물가가 높다는 측면에서 인상을 할 것 같다"며 "소수의견은 주상영, 신성환 위원 두명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이며 이번이 올해 마지막 인상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고, 미 연준도 금리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이번 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총재도 최종 금리가 3.5%로 보는 위원들이 많다고 얘기했는데 일단 3.5%까지 올려놓고 경기 상황 등을 보면서 향후 추가인상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있고, 관리 물가 때문에 물가가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달 연속으로 인상해 3.5%에 도달한 후 중립금리를 고려해 올해 4분기 쯤 금리를 다시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경기 경착륙 가능성 등 금융안정을 위해 이번 주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정부가 대책을 내 놨는데 과거에도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의 사례를 분석했는데 금리를 동결했던 경우가 많아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며 "다만 최종금리를 3.75%로 말한 위원들이 있는 만큼 금리인상 소수의견도 두 명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더라도 상반기 한 차례 금리인상을 통해 올해 최종 금리가 3.5%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서비스 쪽 물가가 안 잡혀 하반기 물가가 너무 올라가거나 수출과 중국 경기가 개선으로 국내 경기가 좋아질 경우에는 한 차례 더 인상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3.5%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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