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견디고 식량위기 해결할 밀 개발에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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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에 걸친 밀 게놈 구조 분석 끝에 온도에 민감한 핵심 유전자를 발견, 유전자 교정으로 열과 가뭄에 강한 밀 품종이 개발됐다.
존이네스센터의 과학자들은 수십년이 걸린 끝에 'Zip4.5B'라는 이름의 유전자가 밀의 생육 온도와 관련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유전자 교정을 통해 열과 가뭄에 강한 밀 품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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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에 걸친 밀 게놈 구조 분석 끝에 온도에 민감한 핵심 유전자를 발견, 유전자 교정으로 열과 가뭄에 강한 밀 품종이 개발됐다. 지구온난화로 생산이 위협받던 상황이어서 식량 위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유전자재조합 농산물 연구에 앞장서온 영국 대표 생명과학 연구기관인 존이네스센터가 밀이 온도에 영향을 받는 핵심 유전자 'Zip4.5B'를 발견, 유전자 교정으로 더위와 악천후를 견뎌낼 수 있는 밀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곡식의 왕'이라 불리는 밀은 인간이 매일 소비하는 칼로리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매일 89개국 약 25억 명이 식량을 밀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열파, 가뭄, 산불로 생산하는 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지구 인구가 90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식량 생산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기후 변화에 잘 적응하는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DNA 염기의 특정 부위를 잘라내고 교정하는 유전자 교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외래 유전자를 삽입하는 유전자변형작물(GMO)과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
세계 최대의 농작물 생산국가인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 2016년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 유전자 교정 버섯 생산을 허가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10여 개의 유전자 교정 농작물 생산을 개별적으로 허가했다. 글로벌 농업회사인 몬산토와 유전자교정 스타트업인 페어와이즈 플랜츠는 기술협약을 체결하고 옥수수, 대두, 목화, 캐놀라 등 새로운 농작물을 개발하고 있다.
밀은 유전학적으로 구성이 복잡해 그동안 연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스타용 밀에는 두 개의 다른 조상 유전체(게놈)이 있는 반면, 빵용 밀에는 세 가지 조상 게놈이 있다. 인간이 단일 게놈을 가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 밀은 게놈 크기가 16기가염기쌍(Gbp·160억 염기쌍)으로 사람(3.23Gbp)의 5배다. 보리(5.1Gbp), 호밀(7.9Gbp), 벼(0.4Gbp), 옥수수(2.3Gbp) 등 다른 작물과 비교하면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다. 벼의 게놈 해독이 2005년 완성됐고, 늦었다는 옥수수와 보리도 2009년과 2017년에 게놈 해독이 완료됐다.
밀은 서로 다른 유전자와 염색체를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게놈에서 서로 다른 염색체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이러한 특성은 밀의 품종을 안정되게 함으로써 생산량이 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쳤지만 염색체 교환을 억제시켜 새로운 품종을 추가로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야생 품종에는 질병 내성, 내염성, 방열성 등 밀을 더 튼튼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재배할 수 있도록 추가할 만한 매우 유용한 특성이 있는데 이러한 특성이 적용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존이네스센터의 과학자들은 수십년이 걸린 끝에 'Zip4.5B'라는 이름의 유전자가 밀의 생육 온도와 관련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유전자 교정을 통해 열과 가뭄에 강한 밀 품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새 품종은 수확량이 유지되면서도 야생 품종의 특성이 적용되는 것을 막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레이엄 무어 존이네스센터 소장은 "우리가 발견한 'Zip4.5B' 유전자는 최소 50가지 버전이 존재하는데 이들에 대한 유전자 교정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며 "어떤 Zip4.5B 유전자를 교정한 품종이 향후 수십년 동안 겪게 될 지구온난화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가장 적합한지 알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윤영혜 기자 y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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