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난 줄 알았다”...새벽 규모 3.7 지진에 수도권 주민 ‘화들짝’
인천·서울·경기도서 119건 신고
인천시 “인명·시설 피해 없다”
주민들 “새벽 문자에 더 놀라”
지진의 진동이 가장 크게 전달된 강화군 등 인천시민들은 “전쟁이 난줄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가 하면, 지진 직후 네이버 뉴스에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한때 시스템이 멈추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8분께 인천시 강화군 서쪽 25km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계에 기록된 관측값을 토대로 산출하는 흔들림 정도인 계기진도는 인천에서 최대 4, 경기에서 3, 서울에서 2로 나타났다. 계기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를 뜻한다.
지진 진동이 가장 빨리, 크게 전달된 인천에서는 새벽에 잠을 자던 시민들이 깜짝 놀라 소방 119상황실에 35건의 신고 전화를 했다. “지진이 난 것 같다” “어디로 대피해야 하느냐” 등의 질문이 대다수를 이뤘다. 비슷한 시각 경기도에서 51건, 서울시에 33건, 강원도에서 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최근 북한의 무인기 출몰 사태로 접경지 일대에 긴장감이 높아져서인지 “전쟁이 난 줄 알았다”는 글이 잇따랐다.
강화도 주택에 산다는 한 네티즌은 “쿠르릉 소리에 전쟁난줄 알았다”면서 “흔들거림도 심했지만 소리에 놀라 집밖을 한 바퀴 돌아봤는데 별다른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진원지랑 가까워서 그런지 짧게 ‘꽝’ 하길래 덤프트럭 같은 게 옆집을 들이받은 줄 알았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새벽잠을 자던 일가족 휴대폰에 한꺼번에 재난 문자 알림이 울려 “더 놀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진 최초 관측 이후 9초 만에 지진조기경보시스템 자동분석을 토대로 지진속보가 발표됐고 진앙에서 반경 80㎞ 이내인 수도권에 긴급재난문자가 송출됐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김모씨(53)는 “아내와 자녀 2명이 안방과 건너방에서 잠을 자다 재난 문자가 갑자기 울려 동시에 거실로 나왔다”면서 “문자가 오기 전 까지 지진이 난 줄 몰랐었는데 문자를 받고 더 놀랐다”고 했다.
재난 문자를 받은 주민 등이 네이버 뉴스에 접속하면서 한때 시스템이 멈추기도 했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네이버 뉴스를 실행하면 ‘서비스에 접속할 수 없다’는 안내가 표시됐다. 직장인 김모 씨(28)는 “새벽에 재난 문자 알림을 받고 잠에서 깨 바로 뉴스부터 찾아봤는데 접속이 안 돼서 정말 큰일이 난 줄 알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진 직후 트래픽이 급증하며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일부 사용자가 접속이 안 되는 상황이 있었다”면서 “트래픽이 줄어들면서 금세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명·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규모 4.0 이상이면 지역재난안전본부를 설치하고 13개 부서가 협업해 적극 대응하는데 이번에는 규모가 3.7이어서 주무부서 중심으로 대응을 했다”면서 “현재까지 접수되거나 파악된 피해는 없으며 여진 등을 고려해 모니터링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은 국내에서 디지털 지진계 관측이 시작한 1999년부터 2021년까지 규모 3.0 이상 지진이 단 한 번만 발생했다. 규모 2.0 이상 2.9 미만 지진도 5번이 전부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에서 반경 50㎞ 내로 범위를 좁혀 1978년부터 기록을 보면 이 지역에서 이전에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총 32번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1989년 6월 20일 규모 3.2 지진으로 나타났다. 지홍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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