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공직을 자기정치에 활용"...해촉·사퇴 압박

조은지 2023. 1. 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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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실과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나경원 부위원장이 자기 정치를 위해 정부 기조와 맞지도 않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해촉을 검토하는 동시에, 자진사퇴 압박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은지 기자!

대통령실이 나날이 대응 수위를 높이는 거죠?

[기자]

주말을 거치며 대통령실 기류는 완강해졌습니다, 나경원 부위원장의 해촉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둘째·셋째 출산 시 원금 일부 또는 전액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의 출산 장려책을 언급했는데, 대통령실은 이튿날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일축했습니다.

나 부위원장은 이 발표 이틀 뒤인 어제, SNS를 통해 오해를 불러일으켜 유감이지만, 돈 없이 해결되는 저출산 극복이 없는 만큼 본인 제안을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한 언론에는, 위원회 차원에서 검토한 건데 대통령실이 개인 의견으로 치부한 건 너무했다는 말도 했는데요.

일련의 발언들이 대통령실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은 오늘 YTN에 나 부위원장이 거짓말까지 한다고 직격 했습니다.

위원회가 한 차례도 열린 적이 없고, 대출 탕감 방안 같은 정책이 거론된 적도 없는데, 이른바 자기 장사, 자기 정치를 위해 나 부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정부 기조와 맞지도 않는 포퓰리즘 정책을 발표했다는 취지입니다.

위원회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고,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까지 모두 정부 정책 기조와 다르다며 만류했는데도 위원회에서 계속 검토하겠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은 국가 중대사인 인구정책을 총괄하고, 수십조 원의 국가 정책을 담당하는 공직자로서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밝혔습니다.

당장 해촉돼도 이상할 게 없는 분위기고,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월요일 오전에 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가 있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관련 내용이 심도 있게 거론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나경원 부위원장이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서 여러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실은 뭐라고 하나요?

[기자]

대통령실이 브리핑까지 자처하며 공개 반박, 비판에 나서는 상황이 굉장히 이례적인 건 분명합니다.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인데요.

대통령실은 정부 정책에 관한 이야기로 전당대회와 왜 결부되는지 모르겠다, 정책 혼선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YTN에 대통령실은 정책 조율에 특히 민감한데, 나 부위원장이 해당 발표를 강행해 역린을 건드렸다고 설명했는데요.

앞서 대통령실은 '만 5세 입학'을 두고 교육부와, 주 52시간 제도를 놓고 고용노동부와 일부 엇박자를 노출하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나경원 부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저출산·고령화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급 정무직인 부위원장 자리를 맡았고요, 임기는 내년 1월까지입니다.

대통령실의 공개 반박 브리핑 이후 어제 SNS에 의견을 굽히지 않는 글을 하나 적은 나 부위원장은 이후 두문불출, 외부 일정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용산 대통령실에서 YTN 조은지입니다.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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