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나체로 칼춤 추는 풍자화…野, 국회서 전시하려다 강제철거
국회사무처, 새벽에 강제 철거
野 “야만적 행위 강력 규탄”
9일 강민정, 김승원, 김영배 등 민주당 의원 10명과 민형배, 윤미향 등 무소속 의원 2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인들의 작품 강제 철거에 대해 “전시회의 취지를 무단 철거라는 야만적 행위로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굿, 바이전(展) 인 서울’ 전시회는 이날부터 닷새간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민주당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윤미향 의원 등 야당 의원 12명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전시회에는 정치 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는 작품이 상당수 포함됐다. 작품 중에는 윤 대통령이 나체로 김 여사와 칼을 휘두르는 모습 등이 포함됐다.
국회 사무처가 제시한 내규는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의 제6조 5호로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국회사무처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조건부로 전시회를 허가했는데,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작품이 전시됐고, 철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관련 작품들을 강제로 철거했다는 것이다.
야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회사무처는 풍자로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겠다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다”며 “국회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레집작 자기검열은 국회 사무총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무총장을 감독하는 국회의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민형배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작품을 설치할 때 사무처 직원이 와서 봤는데, 아무 얘기가 없었다”며 “철거의 근거가 될만한 작품들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거와 관련해 “(국회사무처와) 논의하는 과정이었고, 공동주관한 의원들과 의견이 모이지 않은 상태였다”며 “내일(9일) 아침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했는데 새벽 2시께 철거했다. 이게 상상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국회 사무처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은 민주당 출신 이광재 전 의원이다. 이 사무총장은 “지금은 이태원 참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우선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들이 의원들 사이에 많이 나왔다”며 “나중에 이태원 국정조사가 끝나고 나면 적당한 시기를 선택해서 전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게 의원들 사이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 철거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대선 불복의 헌법정신 파괴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풍자라는 허울로 예술을 스스로 칭하는 흑색선전에 불과하다”며 “화합과 협치로 이끌어야 할 책임 있는 제1야당이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선동하는 것은 국민께 심판받을 일”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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