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구입 이런 식이었어?”...국립현대미술관 감사 결과 보니
조직관리 업무 전반에 16건 위법 통보
작품수집 가격책정 불투명성 드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현대미술관(MMCA) 조직 관리와 업무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16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를 확인하고 국고환수(시정) 및 경고·주의를 요구하거나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우선 작품수집 과정의 불투명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미술관이 작품수집규정에서 학예직 및 관장이 선정하는 50인 이내의 외부 전문가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2020년 세부지침을 제정해 내부 학예직의 제안권자를 ‘미술관 <학예연구전문분과> 구성원’과 ‘필요시 관장이 지정하는 학예연구사(관)’로 축소했다. 당초 50명이던 외부 전문가도 2021년부터 11명으로 대폭 줄었다. 경매구입 시 제안자의 응찰보고서로 가치평가위원회를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매제안 115건 중 40건은 응찰보고서 없이 경매를 진행해 16건을 최종 낙찰받았다.
또 2020~2022년 가치평가위원회와 가격자문위원회의 가격 자문을 거쳐 일반구입으로 수집하기로 한 279점 중 26점의 구입가격을 합리적 이유나 일관된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조정했다는 지적이다. ‘테레시타 페르난데즈’의 ‘어두운 땅(우주)’ 등 7점은 가치평가위원회 의견과 달리 최고 5000만원까지 상향 조정하고 ‘미야지마 타츠오’의 ‘카운터 갭’은 1000만원을 하향 조정했다. 작품수집을 최종 결정하는 작품수집심의위원회도 객관적 기준 없이 운영돼 문제로 지적됐다.
아울러 미술관 서울관 내 카페테리아, 뮤지엄 숍, 주차장과 같은 편의시설에 대해 미술관과 관리위탁 계약을 체결해 운영중인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이 지난해 9월 뮤지엄 숍인 ‘아트존’과 주차장 연간 수입 목표 조기 달성을 이유로 수입금 3196만여원을 직원 격려금으로 임의 집행했다. 문체부는 이를 국고에 환수토록 했다. 또 문화재단은 일반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제한적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데 2020~2022년 체결한 3000만원 이상 계약 21건 중 20건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아울러 3년간 보존 복원을 완료한 백남준 작품 ‘다다익선’과 관련해서도 관련 부서 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시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소장품으로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작품 일부(모니터)가 고장난 채 전시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윤범모 관장은 지난해 8월 발생한 유튜브 채널 ‘국립현대미술관’ 해킹 사건을 문체부 본부에 보고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부처 내 유사 해킹 피해를 예방하지 못했고, 일부 부서장들의 비인격적 행위를 방관해 기관장 직무를 소홀히 한 점을 지적받았다.
이번 감사 결과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미술관 측은 1개월 내에 문체부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오늘 오전 감사통보를 받고 확인중이다”라며 “통보된 결과에 따라 향후 개선방안 및 조치사항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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