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기분"···'람'보, 7타 열세 뒤집고 '즐거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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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람(29·스페인)이 돌아왔다.
람은 첫 홀부터 보기를 범해 9타 차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경기 후 람은 "사실 첫 홀 보기 이후 내 마음속에 우승은 없었다. '버디를 만들자'는 생각만 했고 4~6번 홀 버디로 리듬을 되찾았다"며 "15번 홀 이글 이후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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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일 첫홀 보기로 시작했지만
409야드 티샷·핀 60cm 송곳아이언
이글 1개·버디 9개 '거침없는 폭주'
모리카와, 6타 리드 못지켜 2위로
5타 줄인 김주형은 공동 5위 마침표
욘 람(29·스페인)이 돌아왔다. 7타 열세를 뒤집는 괴물 같은 역전극으로 새해를 열었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5위 람은 9일(한국 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TOC)에서 4라운드 합계 27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단독 선두 콜린 모리카와(미국)에게 7타나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했는데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9개(보기 1개)를 쏟아붓는 괴력으로 10언더파 63타를 쳐 모리카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최근 45년 사이에 나온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270만 달러(약 34억 원). 지난해 5월 멕시코 오픈 이후 8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PGA 투어 통산 8승째를 달성했다.
지난해 33언더파를 치고도 PGA 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인 34언더파를 몰아친 캐머런 스미스(호주)에게 밀려 2위에 머물렀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람은 첫 홀부터 보기를 범해 9타 차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2번 홀(파3) 버디로 타수를 만회했고 이후 4타를 더 줄이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12번 홀(파4)에서 이날 자신의 최장타인 409야드 드라이버 샷을 날린 뒤 두 번째 샷을 홀 60㎝에 붙여 간단히 버디를 낚았다. 13·14번 홀 버디, 15번 홀(파5) 이글로 거침없이 타수를 줄여나갔고 마지막 홀 버디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대회 51.67%에 그쳤던 람의 드라이버 샷 정확도는 이날 73.33%까지 치솟았고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은 88.89%(16/18)에 달했다.
경기 후 람은 “사실 첫 홀 보기 이후 내 마음속에 우승은 없었다. ‘버디를 만들자’는 생각만 했고 4~6번 홀 버디로 리듬을 되찾았다”며 “15번 홀 이글 이후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17번 홀에서 그린을 놓친 것은 믿을 수 없었지만 18번 홀에서 버디를 하자고 내 스스로를 진정시켰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고 했다.
3라운드까지 출전자 중 유일하게 노 보기 경기를 펼치며 우승을 눈앞에 둔 듯했던 모리카와는 마지막 날 거짓말처럼 보기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전반에는 3타를 줄이며 손쉽게 우승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14~16번 홀에서 3연속 보기를 범했고 결국 이날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모리카와는 2021년 12월 히어로 월드챌린지에서도 5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가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이날은 6타로 더 넉넉한 리드를 안고 시즌 첫 승에 도전했는데도 준우승(25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막내’ 김주형(21)이 가장 빛났다. 김주형은 5언더파를 보태 공동 5위(22언더파 270타)에 올랐다. ‘맏형’ 이경훈(32)은 버디 7개(보기 1개)를 쓸어 담으며 6타를 줄여 공동 7위(21언더파 271타)에 이름을 올렸다. 이경훈은 “새해 첫 대회에서 마지막 날까지 타수를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주 소니 오픈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결혼한 새 신랑 임성재(25)는 공동 13위(19언더파 273타)에 자리했다. ‘왕중왕전’ 성격의 이 대회에 세 번째 출전인 임성재가 톱 10에 들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성재는 2021년 공동 5위, 2022년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정문영 기자 my.ju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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