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방에도 새 무기 시험 기회…패트리엇 시스템 필수적”

노지원 2023. 1. 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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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EU) 있는 유럽][러, 우크라 침공][이유 있는 유럽]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 인터뷰
3일(현지시각)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이 키이우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뒤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 키이우/ 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 러시아군과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만나고 있다. 한나 말랴르 차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지난달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미국 등은 우크라이나에 방공 미사일인 패트리엇과 정전차 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나 말랴르(44) 국방부 차관은 3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미국 등의 무기 지원에 대해 “이렇게 격렬한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등) 신형 무기를 사용해보는 것은 서방 협력국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실전에서 성능 시험을 할 수 있어 서구의 국방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었다. 말랴르 차관은 지난달 20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방문 직전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직접 찾았을 때 동행했다. 그에게 바흐무트 등의 전황과 이번 전쟁의 전망에 대해 물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바흐무트 방문 때 동행했다.

“현재 도네츠크 지역은 전투의 중심지다. 러시아는 대량의 무기·장갑차·병력을 이 지역에 집중했다.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이고 양쪽 병력 모두 목숨을 잃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곳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러시아는 바흐무트시에 들어와 점령을 시도했지만, 엄청난 손실을 보았고 점령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러시아군의 계획은 도시를 둘러싸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사실상 도시를 파괴했다. 대통령과 현장에 갔을 때 전투가 벌어지는 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었다.”

―바흐무트 방문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나.

“일단 전쟁 중에 대통령이 병사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보안 때문에 병사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직접 대통령한테서 상을 받을 줄 몰랐다. 그래서 실제 대통령을 보고는 매우 놀라 했다. 대통령이 전투 현장을 찾는 것은 매우 큰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다.”

―대통령이 방미 직전 바흐무트에 들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분명 상징성 있는 일이었다. 바흐무트는 군사 행동의 중심지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곳에서 확고하게 기반을 지키고 있는데, 이는 서방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바흐무트는 이러한 모든 것의 상징이다.”

―새해를 전후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했다. 향후 러시아군이 보다 공세적인 공격을 해올 것으로 보나.

“러시아가 전장에서 이길 수 없으니 그런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려는 것이다. 우리 에너지 체계를 파괴하고, 시민들이 난방, 전기 없이 겨울을 나게 하려는 게 그들의 목표다. 러시아군은 이미 일부 시설을 파괴했고, 그로 인해 우리는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영토 내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배치가 왜 필요한가.

“알다시피 매일 공습경보가 울리고 러시아의 미사일,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나라 전체에서 안전한 곳이 없다. 아이들 대부분은 교실 대신 지하에서 공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기반 시설의 안전을 지키려면 패트리엇과 같은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서방이 지원한 무기를 사용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나.

“우리 군이 영토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보기 드물게 동기가 부여돼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두세 달이 걸리는 훈련이라면 우리 군은 이를 단 몇 주 만에 끝냈다. 우리 군은 그런 무기 시스템을 실제 현장에서 사용해보는 정말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우리 군이 다른 군인을 훈련시키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격렬한 전쟁에서 그런 무기를 사용해보는 것은 서방 협력국들이 그들의 신형 무기를 시험해볼 기회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군이 자체 국방력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줄 수 있나.

“당연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적군 또한 정보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면, 우크로보론프롬(방위산업 기업)이 최근 152㎜ 탄약 생산을 시작했다.”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가. 패트리엇 외에 추가로 들어오는 무기가 있나.

“러시아와 겨룰 수 있는 장거리 무기가 일단 필요하다. 그밖에 영공을 방어하고, 미사일에 대항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서방이 처음에는 패트리엇 시스템 제공을 꺼린 바 있다. 어떻게 협의가 된 건가.

“협력국의 생각을 바꾼 건 러시아다.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을 할 때마다 우크라이나에 그러한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러시아가 부차에서 저지른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났을 때, 우리 파트너들은 크게 영향을 받았다. 러시아에 맞서 싸워야만 한다고 믿게 됐다. 21세기에 에너지 시설이 파괴되고, 사람들이 난방과 물 없이 겨울을 난다. 상점이 영업하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도 살 수 없다. 이러한 일이 서방 국가에 러시아를 멈추도록 해야만 한다는 인상을 심어준 듯하다.”

―전쟁이 언제 끝날까.

“러시아가 그들이 점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나갈 때다. 러시아가 멈춰야 전쟁이 끝난다.”

―올해 안에 러시아를 물리칠 수 있을까.

“모든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평범한 새해 소원이다. 하지만 예측하긴 어렵다. 러시아는 장기전에 기대를 걸고 있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쟁을 빨리 끝내려면 상당한 수준의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

키이우/ 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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