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만에 점령된 ‘브라질 3부기관’… 곳곳 방화·절도 ‘아수라장’

김현아 기자 2023. 1.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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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2시 30분, 브라질 민주주의의 상징인 브라질리아 3권(입법·행정·사법) 광장 인근에 40여 대의 버스가 모여들었다.

이윽고 버스에서 내린 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같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역시 지난해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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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점령한 보우소나루 지지자들… : 지난해 10월 말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8일 수도 브라질리아의 의회의사당 앞에서 브라질 국기를 흔들면서 건물 점거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의회뿐 아니라 대법원과 대통령궁 등 입법·사법·행정 3부 기관 건물에 난입했으며, 5시간여 만에 진압됐다. AFP 연합뉴스

■ 보우소나루 지지자 수천명 ‘대선불복’ 난입

“룰라는 하야하라” 외치며

대통령궁·의회·대법원 진입

군·경, 최루탄 쏘고 수도 봉쇄

룰라 “질서회복에 모든 조치”

8일 오후 2시 30분, 브라질 민주주의의 상징인 브라질리아 3권(입법·행정·사법) 광장 인근에 40여 대의 버스가 모여들었다. 이윽고 버스에서 내린 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 브라질 국기나 제국기(사진)를 어깨에 두르거나 국기 색인 노란색과 녹색 옷을 맞춰 입은 이들은 “룰라(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는 하야하라!”며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으로 진입을 시작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제지에 나섰지만, 3부 기관의 보안은 약 4시간 만에 모두 허망하게 뚫리고 말았다. 결국 수도가 봉쇄되고, 군이 동원되고 나서야 겨우 당국은 시위대를 진압할 수 있었다. 사태가 벌어진 지 5시간여 만이다.

의회가 회기 중이 아니었고, 룰라 대통령 역시 상파울루를 공식 방문하며 자리를 비워 큰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시위대가 곳곳에 불을 지르고, 창을 깬 데 이어 외국 고위 인사들이 의회에 보낸 선물을 훔치기까지 해 입법·행정·사법기관 모두 아수라장이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태를 취재하던 일부 언론인들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비오 디노 법무부 장관은 “최소 200명이 체포됐다”며 이들의 혐의에 대해 낱낱이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 시위대는 흉기까지 소지했다는 보고도 올라왔다고 한다.

상파울루에서 급히 귀경길에 오른 룰라 대통령은 “질서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31일까지 브라질리아 지역 질서 유지를 위해 연방 정부 차원에서 개입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브라질리아 연방 주지사는 해당 기관에 대한 보안 책임이 있던 안데르송 토레스 안보장관을 해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임 일주일 만에 폭동과 마주하게 된 룰라 대통령의 리더십이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는 ‘남미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벌였던 1·6 의회난입사태와 판박이 같은 폭동을 벌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같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역시 지난해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지지자들이 난입할 당시 적극적으로 이들을 저지했어야 할 경찰들이 오히려 뒤로 물러서거나, 웃기도 했다는 증언이 쏟아져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극우 포퓰리즘’을 표방하는 여타 국가들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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