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 이재명, 직접 입 연다… 민주당 지도부도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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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오는 10일 검찰에 출석하는 가운데, 조사에 앞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이 대표 출석길에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지난번 말씀드린 대로 성남지청에 내일 10시 반 당 대표께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신다"고 전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은 지난달 말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피의자 신분 출석을 통보했다. 이에 이 대표는 검찰과 조율을 거쳐 오는 10일 오전 10시30분에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포토라인에 설 계획인지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공개적으로 선다고 했고. 포토라인이라는 말은 적절치 않은 거 같지만 필요한 이야기를 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통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미 잘 아시는 것처럼 무혐의로 종결됐던 사건"이라며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수석대변인 또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제3자뇌물죄 혐의와 관련해 "인허가라든지 기업 유치를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 성격의 행정 처분과 개별 기업의 광고 행위와 관련된 부분은 전혀 별개인데 관련 있는 것처럼 (검찰이)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의 구단주로 있으면서 기업 현안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유치한 것은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검찰 입장을 반박한 것이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출석 시 지도부 동행 여부에 대해선 "그 부분은 아직 딱 결정된 바는 없다. 대표님은 만류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최고위원들이나 의원들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고 했다. 참여 인원 및 발언 여부 등에선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전날 박성준 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출석해서 조사받는데 그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겠나. 그냥 들어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도부가 (함께) 현장에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는 다음 날 있을 검찰 조사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윤석열 정권의 무능을 강조하며 국정 책임론을 펴는 데 주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을 ‘번데기 정권’에 비유하며 "뻔뻔하고 대책 없고 기가 막히다"면서 "경제, 안보, 모든 면에서 정말 대책이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특히 북한 무인기의 용산 비행금지구역 침범 사건을 언급하며 "경계와 작전에 실패하고도 참사를 은폐하려 한 정권의 국기 파괴, 국기 문란을 엄정하게 추궁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이태원 참사 책임과 관련해 "즉시 이상민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주말에는 일정을 모두 비우고 검찰 수사에 대비한 준비에 총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를 앞두고 새로 선임한 변호인단과 함께 검찰의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소환 조사 후 이틀 뒤엔 신년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이 대표는 관례적으로 해오던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생략하는 대신 신년 기자회견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안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목요일(12일) 오전 10시 30분에 신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며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인 만큼 이날 회견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관련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공세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이 대표가 내일 검찰에 출두한다. 민주당 지도부를 모두 끌고 나가 위세를 과시한다고 한다"고 언급하며 "이 대표는 내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민생과 안보는 제발 입에 올리지 말았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이 대표의 검찰 출두에 맞춰 1월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이 대표가 구속될까 노심초사하며 작년 8월 16일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국회를 연 것"이라며 "1월 임시회가 다음달 7일까지 열린다면 장장 176일간 국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방탄' 프레임 공세를 이어갔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서도 즉각 부결시킬 태세"라며 "지금까지 민주당이 이 대표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 생각했지만, 이쯤 되면 민주당 역시 이 대표와 함께 국회와 민생을 인질로 삼은 공범"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범죄 피의자 이재명과 함께 죽겠다는 옥쇄 전략을 이쯤에서 끝내달라"고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김만배 씨의 언론인 대상 금품 제공 의혹을 거론하면서도 "대장동 게이트는 부패한 지방권력과 정치인, 법조인, 언론까지 가세한 우리 사회 '부패 커넥션'의 민낯"이라며 "천문학적 이익을 챙긴 대장동 일당은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대한민국의 대장동화(化)를 노린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임시회 소집 요구를 "이재명·노웅래 의원 방탄을 위해 단독 소집한 임시국회", "명백하게 방탄국회"라고 규정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방탄국회'라는 비판이 두려웠는지 (무인기) 긴급현안질의를 본회의에서 하자고 한다"며 "절대 무인기 침범에 관한 긴급현안질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무인기 방어에 관한 우리의 무기체제 시스템, 중요한 군사기밀을 그대로 공개하자는 것"이라고 이유를 댔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출석을 놓고 '전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과 '당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당내 친문계 현역의원들 중 좌장 격인 전해철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무리한 보복성 수사의 성격이 있다"며 "현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서 당이 함께하면서 단일대오로 대응하는 것은 부득이하다"고 했다.
전 의원은 "현재까지는 이 대표에 대한 명확한 불법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서 어떤 다른 상황을 상정해 두고 준비한다는 것은 맞지 않고 당 대표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의 사정정국 조성, 정치 보복, 실정 등에 대해 민주당이 단일대오로 잘 대응을 해야 된다"고 했다.
반면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내일 예정된 이 대표의 검찰 소환에 동행한다고 한다. 안 될 일이다. 반드시 혼자 가야 한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다 같이 가는 것은 곧 민주당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메시지를 주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도부가 동행하고 지지자들이 연호를 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민생보다는 이재명 대표의 방탄에 전념하는 정당으로 규정하게 될 것"이라며 "당이 이재명 대표를 호위하고 출석하는 그림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쪽이 국민의힘"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태원 국정조사가 한참이고, 서울 하늘이 뚫리는 안보 참사가 발생했고,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데 어느 것 하나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의 전력이 이재명 대표 수사 대응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개인이 대응하고 당은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당 일각에서 이 대표 검찰 소환을 기점으로 당 분열이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단일대오 유지를 위한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방안이 논의됐는지에 대해 안 수석대변인은 "특별한 건 없었다"면서 "다만 전체적으로 (이 대표 수사가) 개인 수사가 아니라 야당에 대한 탄압의 일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당에 대한 공격으로 보고 최고위원뿐 아니라 당 의원들이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본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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