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 멀어진 나경원에…與청년당원들 “출마하라” 요청 왜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2023. 1. 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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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청년당원 100인 기자회견
“지지율 1위 후보 출마저지 안돼
답정너 전대, 실망만 안길 것”
친윤일색 당지도부 견제 나서
김용태 “외압 동요 말고 출마를”
국민의힘 청년당원들, 나경원 당 대표 출마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정부와 구체적인 논의 없이 ‘대출 탕감 출산 장려책’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년당원들이 나 부위원장 출마를 공개 요청했다.

대통령실이 “부적절한 발표”라고 경고한 뒤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 부위원장이 ‘윤심’(윤대통령 의중)서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되레 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격이다. 출마 결심을 앞둔 나 부원장의 고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여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여론조사 당원 지지율 압도적 1위인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인위적 정치공세가 있는가 하면, 대통령실이 직접 후보 교통정리를 한다는 등의 온갖 안 좋은 소식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당원지지율 압도적 1위인 나경원 부위원장께서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당원들의 큰 지지를 받는 후보가 반드시 참여해 컨벤션 효과를 일으키고, 당원총의로 당대표를 선출해 총선까지 이어가야만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윤심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답은 정해졌으니 당원들은 정해진 대로 투표나 하라는 식의 ‘답정너’ 전당대회는 국민들께 큰 실망을 안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청년 지지자들이 대놓고 나 부위원장 출마를 종용하고 나선 것은 최근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의원과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김장연대’ 행보가 가시화되는 등 이른바 ‘윤심 마케팅’에 대한 반발 성격이 짙다.

이준석계였던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핵관’ 키워드가 정치권과 언론에 도배되지 않도록 (나경원 부위원장이) 출마 여부를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달라”며 “어떤 외압이나 강요에 추호도 귀 기울이거나 동요하지 말고 오로지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귀 기울여 달라”고 했다.

이를 두고 기존에 이준석 전 당대표를 지지했던 청년당원 층에서 친윤일색 당지도부 구성을 견제하기 위해 나 부위원장을 지지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런 움직임에 불쾌한 분위기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용산(대통령실)에서 개입했다는 것은 주장에 불과한 것이고 근거 없는 이야기”라 일축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원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권주자들과 당 안팎에선 나 부위원장이 결국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견제가 커지는 중이다.

김기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 부위원장이 직책의 무게나 여론, 정치 원로들의 충고나 고언을 잘 고려해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 대표와 부위원장직 겸직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여부하고 국민 정서적으로 가능한지 부분도 별개의 문제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당권주자 중 한명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나 부위원장은 정부 인사인데 자꾸 정부하고 어긋나는 발언을 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단히 실망스럽다. 부적절한 행위다’고 했다”며 “이런 식으로 반박하는 것을 보면 여러 복선이 있는 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나 부원장이 점점 ‘윤심’에서 멀어져 가면서 출마가 힘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친이(친이명박계)에 붙었다가 잔박(잔류한 친박계)에 붙었다가 이제는 또 친윤(친윤석열계)에 붙을려고 하는거를 보니 참 딱하다”며 “자기 역량으로 자기 노력으로 자기 지식으로 국민에 대해 진심을 갖고 정치해야 그 정치 생명이 오래 간다는 걸 깨달아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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