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좋을때 짐싸자”… 은행권 희망퇴직 급증

정선형 기자 2023. 1. 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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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은행권에서 희망퇴직 신청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희망퇴직 조건이 좋은 때에 짐을 싸는 게 낫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상은 1967~1972년생이며 희망퇴직 시 근무 기간에 따라 23~35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게 된다.

은행권의 희망퇴직이 급증하는 데는 향후 경제 상황을 볼 때 현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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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본격화땐 조건 악화”

KB 작년보다 많은 730명 신청

5대 은행서만 3000명 떠날 듯

최근 2~3년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은행권에서 희망퇴직 신청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희망퇴직 조건이 좋은 때에 짐을 싸는 게 낫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분위기가 이어지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사이 3000여 명이 은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에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2일 사이 730여 명이 희망퇴직 의사를 밝혔다. 희망퇴직이 확정되면 이들은 오는 18일 은행을 떠나게 된다. 현재 희망퇴직 신청자 규모는 지난해 1월 희망퇴직이 최종 확정된 674명보다 50여 명 많은 수준이다. 대상은 1967~1972년생이며 희망퇴직 시 근무 기간에 따라 23~35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게 된다. 학기당 350만 원의 학자금, 최대 3400만 원의 재취업 지원금, 본인과 배우자 건강검진, 퇴직 1년 이후 재고용 기회 등이 조건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2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해 오는 10일 접수를 마감한다. 지난해는 부지점장 이상만 신청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직급은 부지점장 아래까지, 나이는 만 44세까지로 대상자를 확대했다. 출생연도에 따른 최대 36개월 치 월 급여가 특별퇴직금으로 지급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신청자가 더 많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은행권은 지난달부터 이달 사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만 약 3000명 이상이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의 희망퇴직이 급증하는 데는 향후 경제 상황을 볼 때 현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은행 업황도 나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장 좋은 조건에서 떠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디지털화에 따라 온라인·비대면 거래가 늘어나 예전보다 적은 수의 직원으로도 점포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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