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사의재’ 욕보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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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에 유배된 다산 정약용(1762∼1836)은 두 아들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이 모임은 명칭을 '사의재(四宜齋)'라고 하기로 했다.
사의재는 조선 시대 정조를 모시다 유배된 다산이 전남 강진에 4년 동안 머물던 주막집에 붙인 이름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전세난으로 시민들의 꿈을 뺏고 자신들은 이득을 챙긴 인물들이 다산을 닮겠다고 포럼 이름을 사의재라고 했다는 것은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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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전남 강진에 유배된 다산 정약용(1762∼1836)은 두 아들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조선은 중국에 비해 문명이 뒤떨어져 한양에서 몇십 리만 멀어져도 원시사회”라며 “어떻게든 한양 근처에 살면서 문화의 안목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만약 한양 한복판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다면 잠시 근교에 살면서 과일과 채소를 심어 생활을 유지하다가 재산을 불린 후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정약용은 귀향에서 풀려 올라온 뒤에 현재 남양주시에서 살았지만 끝내 ‘in 한양(in 서울)’에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정책을 설계했던 핵심 인사들이 모여 문 전 대통령의 정책을 연구하는 포럼을 만든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뒤집자 이를 발전시키고 계승하겠다는 취지로 모임을 만든다고 한다. 장·차관은 물론 청와대 행정 요원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정책 연구보다는 최근 감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부동산·소득 통계 조작 의혹에 공동 대처하고 내년 4월 총선 출마 등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
이 모임은 명칭을 ‘사의재(四宜齋)’라고 하기로 했다. 사의재는 조선 시대 정조를 모시다 유배된 다산이 전남 강진에 4년 동안 머물던 주막집에 붙인 이름이다. 사의재는 네 가지를 마땅히 해야 한다는 방이며 용모, 말씨, 성품, 행동을 가리킨다. 친문들은 문 전 대통령을 개혁 군주인 정조에 비유하곤 하는데 자신들은 신하인 다산에 이입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런데 포럼에 참여하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낡은 가방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청렴한 척했지만, 2020년 세입자 보호 명분으로 만들어진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세입자로부터 전셋값을 14% 올려 받은 사실이 밝혀져 경질됐다.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보유한 과천 주공6단지 아파트가 분양가상한제에서 빠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전세난으로 시민들의 꿈을 뺏고 자신들은 이득을 챙긴 인물들이 다산을 닮겠다고 포럼 이름을 사의재라고 했다는 것은 모순이다. 주 52시간제, 탈원전정책,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으로 국민이 고통받았다. 모임을 만들기에 앞서 반성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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