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출석 앞둔 민주, '방탄 분리대응론' 대두
기사내용 요약
박지현 "반드시 혼자 가야 국민이 지지할 것"
'친명계 좌장' 정성호도 개인 대응 필요성 언급
'민생 임시국회 소집해도 방탄 이미지' 주장도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도부가 이 대표 출석에 동행하겠다는 것을 두고 방탄정당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는 지적과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당과 분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오는 10일 오전 10시30분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다. 이 대표 출석을 하루 앞두고 당 지도부는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며 옹호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뒤인 지난달 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미 잘 아시는 것처럼 무혐의로 종결됐던 사건"이라며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소환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준 대변인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당일 현장에 동행한다. 이 대표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거졌을 때부터 당내에선 이를 정치탄압, 정적제거 등으로 규정하고 대응한 만큼 친명계와 지도부에서는 대표와 당을 지키기 위해 당연한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명계 등에서는 검찰 수사의 칼끝이 이 대표를 넘어 민주당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방탄 이미지가 고착화되고 윤석열 정부 실정 공세도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이날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 지도부가 내일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검찰소환에 동행한다고 한다. 안될 일이다. 반드시 혼자 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지도부가 동행하고, 지지자들이 연호하면 국민들은 민주당을 민생보단 이 대표의 방탄에 전념하는 정당으로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이 대표 개인이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이 대표 본인도 한 때 개인이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가 이달 2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검찰 수사 대응을 당과 분리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다'는 지적에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 판단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당내 곳곳에서는 이미 이 대표가 당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관련 당 조직을 세우고, 검찰발 혐의 관련 내용에 대응해 오지 않았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야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사안 대응에 있어 당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명계로 꼽히는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 측근 수사 때부터 강조해왔다. 그러다 지난 4일에는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분리 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당과 국회의원들은 민생에 집중하고 사법리스크는 자신이 당당하니 걱정 말라는 입장을 취하는 게 맞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어 "당과 대표직을 분리하는 게 애매하긴 하지만, 사법리스크는 자신이 맞서겠다고 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무인기 침범과 부동산 시장 쇠퇴 등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민주당의 비판이 통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민생을 위한 민주당의 노력보다는 '방탄' 이미지만 남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몰 시한을 지키기 못한 안전운임제법, 노란봉투법 등을 처리하기 위해 1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인데 국민의힘이 펴고 있는 '이재명 방탄' 프레임에 갇혀 진퇴양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원외에 있는 박 전 위원장도 "이태원 국정조사가 한참이고, 서울 하늘이 뚫리는 안보 참사가 발생했고,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의 전력이 이 대표 수사 대응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는 주말 내내 일정을 비우고 검찰 수사를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단과 함께 검찰의 예상 질문 등을 추리고, 예행연습을 통해 무혐의 입증을 위한 준비한 것이다.
이는 검찰이 '성남FC'건 조사 이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라는 점, 이후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출석 요구나 영장 청구 등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10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사법리스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 후 취재진을 만나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출석해서 조사받는데 그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겠나. 그냥 들어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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