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달콤함, 그리고 8연패…‘은희석 매직’은 신기루에 불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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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의 2022년은 잠시 달콤했다.
12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은 중위권을 유지했다.
쉽게 물러서지 않는 팀, 그게 삼성이었다.
대학 지도자 시절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 은희석 삼성 감독의 지도력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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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의 2022년은 잠시 달콤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옛 자리를 되찾고 말았다.
삼성은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전반기가 거의 마무리되는 현시점, 10승 21패로 바닥에 있다.
12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은 중위권을 유지했다. 잇따른 부상 이탈에도 전과 다른 조직적이고 끈적한 농구를 선보였다. 쉽게 물러서지 않는 팀, 그게 삼성이었다.
대학 지도자 시절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 은희석 삼성 감독의 지도력도 돋보였다. 2016-17시즌 이후 줄곧 내리막길만 걸으며 패배 의식에 젖은 삼성을 강하게 몰아붙여 진짜 남자들로 바꿔놨다.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늪으로 빠뜨리는 그들의 끈적한 농구는 그동안 삼성으로부터 볼 수 없었던 매력이었다. 팀 전력 자체가 약한 근본적인 문제를 보완한 은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다만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다. 마커스 데릭슨의 부상 이탈은 공격력이 약한 삼성에 있어 치명타였다. 더불어 이동엽은 물론 이원석 등 삼성의 내외곽을 책임져야 할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잘 버티고 있었던 12월 중순을 기준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말 일정 내내 리드하다가 역전패하는 경기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24일 원주 원정에서 종료 직전 김종규에게 실점하며 패한 건 치명적이었다. 이정현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 대신 승리를 위해 전력투구했던 은 감독의 플랜이 무너졌다. 이후 삼성은 연패를 거듭, 현재 8연패 중이다.
이제는 전성기가 지나간 김시래와 이정현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출전 시간 조절이 필요한 이들에게 매 경기 클러치 상황을 맡길 수는 없다. 특히 김시래의 부진은 뼈아프다. 삼성이 그토록 원했던 정통 포인트가드이며 이적 후 좋은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번 시즌은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임동섭과 장민국 등 이제는 정말 해줘야 할 선수들마저 수년간 이어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나마 부상과 징계에서 돌아온 이원석과 김진영, 그리고 은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이호현 등이 희망이지만 지금의 하락세를 멈추는 건 어려워 보인다.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삼성의 근본적인 문제다. 결국 수원 kt와 같이 외국선수 전원 교체라는 극단적인 변화가 아니라면 답이 없어 보인다. 다만 팀 전력을 180도 바꿀 수준급 외국선수가 시장에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부분 구단이 적절한 외국선수 교체 시기로 1월을 언급했지만 10승에 불과한 삼성이기에 대단한 외국선수가 아니라면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잠깐 반짝였던 삼성은 이렇게 힘없이 무너지는 것일까. 또 ‘은희석 매직’은 신기루에 불과했던 것일까. 삼성이 꿈꿨던 봄 농구는 또 냉정한 현실 속에서 그저 ‘꿈’으로 끝나는 것일까. 그렇다면 삼성의 유례없는 장기간 추락은 대체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만약 삼성이 또 한 번 꼴찌로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통산 6번째로 고양 오리온(전신 대구 동양 포함)과 함께 역대 가장 많이 꼴찌를 경험한 팀이 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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