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배달기사 한대요” 마을버스 업계 구인난·재정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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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업계가 운전기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승객 감소로 재정난을 겪어온 마을버스 업체들이 이제는 운전기사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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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나은 배달업으로 인력 유출
초보자 채용 늘어 사고우려도 ↑
배차간격 늘어나 ‘불편은 시민 몫’
마을버스 업계가 운전기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승객 감소로 재정난을 겪어온 마을버스 업체들이 이제는 운전기사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버스 운행이 줄고 배차간격이 늘어나면 결국 시민들 불편이 커진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이 없다보니 경험이 없는 기사들도 투입해,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결과 다수의 서울시내 마을버스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을버스 기사 인력난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포구 일대를 운행하는 마을버스 업체 A교통 관계자는 “마을버스 기사에 주로 지원하던 퇴직한 고령층이 요즘에는 지원을 거의 안 한다”며 “버스 기사보다 출퇴근이 자유로운 직종, 대부분 배달업으로 많이 빠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을버스 기사들은 통상 주 6일제, 1일 2교대 근무를 하면서 최저시급 수준의 임금을 받노라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이보다는 일을 한 만큼 돈을 벌어가는 배달업에 눈이 쏠린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운전기사가 최소 17명은 있어야 하는데 지금 12명밖에 없다”며 “코로나가 끝나면서 이제 매출이 조금 회복되나 했는데 필수 인력조차 못 채우는 실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마을버스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양천구에 위치한 B교통 관계자도 본지 통화에서 “기사가 50명은 있어야 하는데 지금 10명이 부족한 40명으로 버티는 중”이라며 “기사들이 배달업계로 빠지거나 처우가 조금 더 좋은 광역버스 기사로 많이 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엔 기사 구인공고를 올리면 경쟁률이 5대 1까지 달했으나 지금은 지원자가 많지 않다고 했다. 기사들의 이탈을 막을 처우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마을버스 업체들의 재정난이 계속된 탓이 크다. 서울시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연인원 4억2600만명에 달했던 마을버스 승객은 2021년 2억9400만명으로 30% 이상 급감했고, 같은 기간 수입금도 2019년 2560억원에서 2021년 1797억원으로 30% 가량 줄었다.
기사 지원자가 적다보니 베테랑 운전기사가 아닌 초보 운전기사를 채용하는 경우도 늘었다. C교통 관계자는 “지원자가 없어서 요즘엔 생초보도 감지덕지로 채용해 기초부터 가르쳐 실전에 투입시킨다”며 “사고가 날까 늘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문현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서초, 강남, 강동 지역 업체들은 기사가 40% 정도 부족하고, 나머지 지역도 필수 인력의 30% 정도가 모자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코로나로 회사들 수입은 줄어드는 와중에 기름값은 오르고 기사들 임금을 계속 동결하니, 사람을 못 구해 운행을 제대로 못하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교통 등 본지가 취재한 다수의 마을버스 업체들이 5~10분이던 버스 배차 간격을 20분까지 늘리는 등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추위 속에 오랜 시간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은 시민들의 몫이다. 서울시가 오는 4월부터 지하철·시내버스와 함께 마을버스 요금 역시 300원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업계에선 구조적 인력난이 해결될지 의문을 갖고 있다. 적자가 발생해도 서울시가 보전해주는 준공영제 시내버스와 달리, 마을버스는 민영제로 재정 지원 자체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마을버스 재정 지원 기준액은 지난해 기준 한 대 당 월 45만원7040원으로, 이에 미달하면 최대 21만원까지만 지원했다.
배두헌·박혜원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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