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방송서 사과하나?…아동성추행 논란 '결혼지옥', 오늘 재개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프로그램 폐지 여론이 거셌던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2주 정비 기간을 끝내고 방송 재개한다.

9일 MBC 편성표에 따르면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이날 밤 10시 30분 정상 방송될 예정이다. 이날 어떤 내용을 방송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의 아동성추행 논란이 워낙 컸던 만큼 오은영 박사 혹은 제작진이 이날 방송을 통한 공식 입장 표명이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지난달 방영분인 '고스톱 부부' 편이 거센 비판을 받았다. 7세 의붓딸을 향한 새 아빠의 신체 접촉 장면이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번지며 논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쏟아지는 대중 비판에 MBC는 결국 사과문을 냈다.

MBC는 "해당 부부의 딸을 걱정하셨을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 논란 이후 곧바로 시청자 여러분에게 제작진의 입장을 전달해 드렸어야 하나, 출연자들의 방송 후 상황과 입장을 파악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었다"며 "이 과정에서, 해당 영상이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재가공 및 유통되어 출연자 가족에게 상처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 영상을 먼저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점,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MBC는 기획 취지로 "'고스톱 부부' 편은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은 아내와 그 상처까지 사랑하기로 결심한 남편이 만나 아내의 전혼 자녀인 딸아이와 함께 가정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다"고 설명하며 "아내는 남편을 아동 학대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고 남편은 그런 아내의 행동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었다. 이에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전문가 분석을 통해 '누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MBC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 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방송 후 이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접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더불어 "저희 제작진과 오은영 박사는 이 가정과 아동의 문제를 방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 한다"며 "아동에게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은영 박사와 함께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적인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를 향한 비판에 대해선 MBC는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 내내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며 "그러나 그 내용이 뒷부분에 집중되고 상당 부분 편집되어, 오 박사 및 MC들이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역시 제작진의 불찰이다. 앞으로는 실제 녹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온전히 시청자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자발적으로 오은영 박사와 제작진을 찾아온 이혼 위기의 부부들에게 반전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MBC는 "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의도만큼이나 제작 과정의 세심함과 결과물의 올바름 또한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제작진을 믿고 일상의 관찰을 허용해 준 가족들의 신뢰를 무겁게 마음에 새겨 그분들의 실질적인 행복에 기여하고 모든 시청자가 수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MBC의 공식 사과 이후 오은영 박사 역시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고, 상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그동안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이런 입장문을 드리는 상황이, 무엇보다 대단히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최근 방송된 '고스톱 부부' 편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고 또 분노하시는 것을 보았다. 저 역시 이 사안이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특히 아이의 복지나 안전 등이 굉장히 중요한 주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방송 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어서 이에 조심스럽게 몇 가지 사실을 말씀드리려고 한다"는 것.

그러면서 오은영 박사는 "저는 오래 전부터 체벌을 절대 반대해 왔다"는 것. 오은영 박사는 "아동학대, 폭력, 성추행과 성폭력에 대한 저의 생각은 지금까지 써 온 책들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대단히 단호하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것들이 사람의 영혼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히는 줄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시청자 분들이 놀라신 그 사전 촬영된 장면에서 저 또한 많은 우려를 했다. 당연히 출연자의 남편에게도 어떠한 좋은 의도라도 '아이의 몸을 함부로 만지거나 아이의 의사에 반하는 문제 행동들을 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자 남편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던진 행동으로 인해 아내에 의해 아동 학대 신고가 되어 이후 경찰에서 교육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며 "그래서 더욱더 촬영 시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아동 학대 교육의 연장선으로 '아이가 싫어하는 신체 접촉을 강압적으로 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육적 지적과 설명들을 많이 해주었다"고 해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이후 실제로 이 출연자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오은영 박사는 "방송에서 '촉각이 예민한 아이'에 대한 언급은 출연자 부부의 딸에 대한 언급이 아니었다"고도 해명했다. "일반적으로 촉각이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가깝게 생각하는 부모들의 신체 접촉도 불편하고 괴롭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아이가 싫다는 표현을 하면 부모라도 하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설명이었지 출연자 부부의 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절대로 출연자 자녀의 탓이라거나 남편의 행동을 옹호한다는 설명은 아니었다"는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가엽다'라고 말한 부분은 과거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을 했던 것에 대해 '남편의 어린 시절이 가엽다'라고 한 것"이라며 "현재의 문제 행동과 과거에 있었던 남편의 불행을 연결시켜서 정당화하려고 했던 설명이 아니다. 이렇게 어린 시절을 회상 시켰던 것 또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부연했다.

오은영 박사는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건 아이"라고도 했다.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오은영 박사는 "시청자 분들의 아이를 향한 따뜻한 관심과 걱정, 감사드린다. 우려하시는 일이 없도록 저와 '오은영 리포트' 제작팀이 함께 반드시 지속적으로 살피겠다. 더불어 따끔한 지적과 충고들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끝으로 오은영 박사는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저의 의견을 제시해온 것은 세상에 계신 많은 부모님들이 가장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는 수단들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번 방송으로 여러 가지 염려를 낳았기에 저 역시 매우 참담하며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향후에는 제 의견이 보다 더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더욱더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MBC와 오은영 박사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을 폐지해야 한다는 대중의 비판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26일 MBC는 "프로그램 내부 정비차 2주간 결방된다"며 "시청자분들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2주 결방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2주 결방 기간이 끝나고 이날 방송 재개하는 것이다.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여전히 거센 폐지 여론 속에서 어떤 식으로 방송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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