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시각] 집값 폭락론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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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좋은 곳 급매물이면 지금이라도 살 만합니다. 다만 제가 그렇게 말했다고 써주진 말아주세요."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한 부동산전문가의 말이다.
3일 정부가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과 용산구만 남겨놓고 규제지역을 모두 푼 데에 대한 시장 효과를 물었더니 나온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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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좋은 곳 급매물이면 지금이라도 살 만합니다. 다만 제가 그렇게 말했다고 써주진 말아주세요.”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한 부동산전문가의 말이다. 3일 정부가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과 용산구만 남겨놓고 규제지역을 모두 푼 데에 대한 시장 효과를 물었더니 나온 답변이다. 또 다른 부동산전문가도 “‘집 사라’고 권하는 전문가로 찍히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급매물 중심으로 내 집 마련을 해도 괜찮다고 해온 부동산컨설턴트인데 요즘 상황에선 자신의 말이 보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집 사라고 권하면 ‘찍히는’ 시대다. 헤럴드경제가 지난해 말 42명의 전문가 설문을 통해 ‘2023년 상반기가 바닥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보도한 온라인 기사엔 온통 ‘악성 댓글’투성이였다. 특정 전문가들은 꼽으며 ‘병적인 상승론자’ ‘투기꾼 앞잡이’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많았다.
반면 요즘 소위 환영받는 전문가는 모두 집값이 폭락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유튜브엔 온통 ‘폭락론’ 일색이다. ‘역대급 폭락이 시작했다’거나 ‘진짜 무서운 게 오고 있다’ 정도는 약하다. ‘30~40% 하락’에서 ‘80% 폭락’처럼 구체적인 수치와, ‘2년간 하락’이거나 ‘7년간 하락’ ‘10년간 장기 침체’ 등과 같은 세부 기간까지 제시하는 경우도 많다. 이들 영상엔 ‘진정한 전문가’ ‘존경하는 ***님’ 같은 댓글이 따라붙는다. 모처럼 찾아온 ‘집값 하락론자’ 전성시대다. 이들 주장이 맞을지 틀릴지 누구도 장담하진 못한다. 그런데 사실 최근 집값 하락론자들의 주장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멀게는 1970년대 강남 개발 시대부터 가깝게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집값 하락론자들은 나름 목소리를 냈다. 논리는 세부 수치만 다를 뿐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투기적 가수요로 집값에 거품이 많다’ ‘주택 공급은 이미 과잉됐다’ ‘인구구조가 달라졌다’ 등의 논거다.
당시 2008년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를 쓴 선대인 씨는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기 전 집값은 높은 상태에서 유지되지만 거래량은 확 줄어드는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선행한다”고 주장했다. 요즘 집값 하락론자들의 주장과 똑같다. 선씨는 저서를 낸 직후 집값이 실제 떨어지면서 잠시 집값 하락을 맞춘 전문가로 칭송받았지만 몇년 후 집값이 다시 뛰면서 많은 이로부터 원망을 샀다. 그가 집을 사지 말라고 했던 2010년대 초반 집을 샀더라면 자신들의 자산가치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사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하락을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모든 전문가의 일관된 이야기다. 집값에 영향을 주는 돌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여러 가지 가능성 가운데 자신이 가장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일 뿐이다. 전문가 가운데 최근 정부의 빠른 규제 완화대책을 보면서 이 정도면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 늘어나는 게 사실이다. 이조차 아직은 일부의 판단일 뿐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시장경제는 늘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해 왔고, 그사이 폭락론자든, 폭등론자든 맞고 틀리고를 반복해왔다. 당연한 말이지만 100% 맞는 전문가는 없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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