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版 대선불복 폭동...보우소나루 지지자 의회 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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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전(前)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 집무실과 의회, 법원 등에 난입하며 폭동을 일으키는 사태가 벌어졌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 내 의회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넘어 문과 창문 등을 부수고 침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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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법원도 공격 대상
軍에 쿠데타 요구하는 플래카드
룰라 대통령 “파시스트 강력 처벌”
美 등 각국 “브라질 민주주의 지지”
전문가들 “美 의회 난동과 유사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前)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 집무실과 의회, 법원 등에 난입하며 폭동을 일으키는 사태가 벌어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들을 ‘파시스트’로 칭하며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AP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8일(현지시간) 의회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 내 의회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넘어 문과 창문 등을 부수고 침입했다. 이들은 집기류를 내던지고 충격을 가해 건물 바닥을 파손했다. 회의장 시설물을 못 쓰게 만들고, 의장석에 앉아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브라질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노란색과 초록색 국기 색 옷을 맞춰 입은 시위대는 건물 지붕에 올라가 브라질 군대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개입’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가 의회 내 카페트에 불을 지르려하자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며 건물 바닥이 침수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인근에 있는 대통령궁과 대법원에까지 몰려가며 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큰 수해가 난 상파울루 아라라콰라를 찾은 룰라 대통령은 이날 폭동 사태 보고를 받은 뒤 해당 지지자들을 “광신도, 파시스트”로 지칭하며 “모든 법령을 동원해 죄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까지 연방정부에서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비우 지누 법무부 장관 역시 트위터에 “무력으로 (자신들의) 뜻을 강요하려는 이 터무니없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군·경 등 가용 인력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각국은 일제히 이번 사태를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룰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모든 노력을 규탄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브라질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확고하다”고 말했다.
스페인도 성명을 내고 “브라질 국민에 의해 민주적으로 선출되고 선거기관이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선포한 룰라 대통령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한다”면서 “민주적 절차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니셔티브에 대해 거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역시 “오늘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한 폭력과 무질서 행위를 비난하며 질서와 합법성을 회복하려는 브라질 당국을 명백히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이 ‘50.9%대 49.1%’라는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자 지난해 10월 대선 이후,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주요 군부대 앞에 이른바 ‘애국 캠프’를 차리고 룰라 취임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선거 불복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일부 극성 지지자는 테러를 모의하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브라질 선거 시스템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선거 결과에 복종하지 않은 채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한 것도 이들의 과격 행동을 부채질했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의회 공격은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트럼프주의자들의 미 의회 난입과 유사하다.
브라질 싱크탱크 이가라페 연구소의 로버트 무가 설립자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마찬가지로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은 수년 동안 잘못된 정보에 의해 휘둘려왔고 이중 대부분은 미국의 극우 오피니언 리더들이 말해온 (선거 조작 의혹 등) 내러티브를 모델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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