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이 안 나서냐” 대통령실 불만 터뜨린 다음날···국민의힘 “윤 대통령 인신공격 말라” 엄호
“엽기적 망언” “북 대변인”
현안질문 거부하며 엄호 나서
국민의힘이 9일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무인기 도발 대응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엽기적 망언”, “북한 대변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일제히 윤 대통령을 엄호하며 민주당의 국회 긴급현안질문 요구를 거부했다. 전날 대통령실 관계자가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대응하기 어려운 사안에 당이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느냐’는 취지로 지원을 요청한 영향으로 보인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어제 윤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도발에 ‘비례성 원칙에 입각해 우리 무인기를 보내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즉흥적이고 어설프게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엽기적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어설픈 대응은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대통령의 즉흥적인 대응으로 (북한의 무인기 침범을) 유엔 안보리에 제소해 책임을 물을 수도 없게 됐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북한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민주당이 피아 식별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라며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고 가히 북한 대변인(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조치를 온갖 이유를 달아서 비판했다”며 “북한은 9·19 군사합의, 정전협정을 위반해도 비판하지 않고 우리만 위반 소지만 있어도 (대응)하지 말자는 것은 우리 손발을 묶고 북한을 맘대로 활개를 치게 하자는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무인기 침범 관련 긴급현안질문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긴급현안질문을 하자는 것은 군사기밀을 그대로 넘겨주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국방부 장관과 주요 군사 관계 책임자들을 불러내서 북한의 무인기를 우리가 무엇으로 탐지하며, 어떻게 추적하고, 격파(시도)했다는 것을 고스란히 공개해서 북한에 알려주자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종혁 비대위원도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이 어제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했다”며 “김정은이 박수를 치며 만세를 부를 것 같다. 민주당은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이 맞긴 맞는 건가”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정부가 여당을 향해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영향으로 보인다.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정부 측이 여당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면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서 대응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당이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느냐’ ‘국정 지지율 제고를 위해서는 당이 더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회의 상황을 아는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여당에서는 ‘기울어진 언론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한다.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는 여당·정부·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당에서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대통령실에서 김대기 비서실장 등 주요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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