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인구정책으로 자기장사" 직격 ...나경원은 '잠행모드'

이정혁 기자 2023. 1. 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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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인구정책으로 (자기)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무책임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9일 친윤(친윤석열)계 한 핵심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정부 기조와 다른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것을 겨냥해 작심 비판했다.

이날 나 부위원장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의 주요 일정을 전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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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민국의 인구정책으로 (자기)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무책임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9일 친윤(친윤석열)계 한 핵심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정부 기조와 다른 저출산 대책을 내놓은 것을 겨냥해 작심 비판했다. 그는 "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이다.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여지를 남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나 부원장을 향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직격했다. 전날 "저출산 위기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고, 청년들의 주택 부담이 특히나 큰 우리의 경우 실무적 차원에서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해외 사례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고수한 것에 대한 지적으로, 사실상 해촉을 시사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게 여권 안팎의 해석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급부상한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를 두고 여당과 대통령실이 출렁이고 있다. 불과 지난 주까지만 해도 "조만간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른바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파동 이후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서 사실상 멀어젔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날 나 부위원장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의 주요 일정을 전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 서울 모처에서 친윤계 핵심 의원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나 부위원장을 물밑에서 돕고 있었던 김희정 전 의원이 최근 독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놓고 '사실상 당권 포기 시그널' 등 여러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안상훈 사회수석이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발언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이 신혼부부가 아이를 출산할 경우 대출 원금을 탕감 또는 면제하는 내용의 저출생 대책을 언급한 것에 대해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나 부위원장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밝혔다. 2023.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나 부위원장은 이날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에 대해 견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있으나, 다수의 당원은 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의힘 전대는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진다. 나 부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일종의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같이 당원들의 큰 지지를 받는 후보가 반드시 참여해 컨벤션효과를 일으키고 당원총의로 당대표를 선출해 총선까지 이어가야만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며 "여론조사 당원지지율 압도적 1위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거듭 표출한 이상 윤심이 깃든 표 확보는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대까지 정확히 두 달이 남은 가운데 친윤계 의원들은 속속 규합하고 있다.

이날 오전 안철수 의원은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고 같은 날 오후에는 김기현 의원이 캠프 개소식을 연다. 안 의원은 "저와 윤석열 대통령은 '운명공동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친윤계 의원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반면 김 의원 캠프에는 이철규 의원 등이 대거 참석을 예고한 상태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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