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택근무 확산에... 美 대중교통 ‘경영위기’

지난달 미국 뉴욕의 한 지하철역에서 승객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EPA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하고 출퇴근자가 줄어들면서 미국 대도시의 대중교통도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8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사회가 사실상 코로나 이전 모습을 되찾았지만 대중교통만큼은 여전히 위기라고 보도했다.

뉴욕의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에 따르면 작년 11월 전체 대중교통 승객수는 9100만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11월보다 5000만명가량 줄었다. 서비스업이나 각종 육체노동 종사자의 대중교통 이용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뉴욕 중심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회사원의 대중교통 이용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코로나를 계기로 재택근무가 늘어난 것이 대중교통 승객 감소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미국 서부 지역의 전철 BART 역시 승객이 코로나 이전의 3분의 1수준인 370만명으로 줄었다. 시카고, 필라델피아, 보스턴 등 다른 미국 대도시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이 같은 승객 감소가 대중교통 시스템의 경영 위기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과 이듬해에 미국 의회가 전국 대중교통 시스템에 지원한 690억달러(약 86조9000억원)도 현재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뉴욕 MTA는 올해 대중교통 요금을 5.5%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승객이 적은 월요일과 금요일은 운행도 줄인다.

다만 요금을 올린다고 해도 MTA는 올해 6억달러(약 75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뉴욕의 일부 정치인들은 소비세 일부를 MTA에 지원하는 법안도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