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 이런 팀이 있을까” 김연경의 말처럼…이미 신뢰 다 깨진 흥국생명, 선수들과 팬들은 무슨 죄?
“이런 팀이 있을까.”
지난 5일 GS칼텍스와 경기 종료 후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남긴 말이다. 흥국생명의 운영에 아쉬움을 보이면서도,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일주일 전인 2일로 가보자. 흥국생명은 2일 오후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지 않다”라는 이유로 경질했다. 2위로 고속 질주를 하던 권순찬 감독이 나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도 반발했다.
경기 종료 후 김해란은 “우리는 전임 단장님의 개입을 느꼈다. 이로 인해 상처받은 선수들도 있다. 우리가 감독님에게도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라고 했으며, 김연경은 “우리가 위에서 원하는 대로 하다가 진 적도 있다. 만약 그런 걸로 짤린 거라면 더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5일 GS칼텍스전 끝나고 권순찬 감독을 보좌하던 이영수 수석코치가 사의를 표명하고 팀을 나갔다. 4일 동안 팀을 이끌어야 하는 단장, 감독, 수석코치가 모두 나간 것이다.
흥국생명은 빠르게 팀 수습을 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팀의 수석코치로 재직했던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을 사령탑 자리에 앉혔다.
흥국생명은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지도력을 겸비한 김기중 감독이 적임자라고 판단하여 선임하게 되었다. 김기중 감독이 빨리 선수단을 추슬러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기중 감독은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유력했던 8일 IBK기업은행전이 열리는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 오지 못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8일 오전 급하게 “흥국생명이 감독 선임 업무를 마무리하는 관계로 IBK기업은행 경기는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설 예정입니다”라고 전했다. 감독이 왔는데, 계약 절차를 다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리에 앉지 못했다.
경기 전날 오후 6시까지, 모든 등록을 마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감독 선임 절차를 다 마무리하지 않았는데도, 선임 보도자료를 내다니 팬들은 당연히 황당할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은 아마추어 같은 행정을 보여준 셈이다.
당연히 피해는 남은 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팬들에게 갈 수밖에 없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어이없는 현 상황이 실망스럽고 가슴이 아플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프로이기에 오늘도 뛰었다. 8일 IBK기업은행전. 배구여제 김연경이 장염 증세로 결장했지만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 김다은, 김미연, 이주아가 맹활약을 펼치면서 만원 관중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김연경도 웜업존에서 선수들을 큰 목소리로 응원하며 힘을 불었다.
3-1 승리를 챙기며 4연승. 승점 47점(16승 4패)으로 1위 현대건설(승점 51점 18승 2패)과 승점 차를 4점으로 줄였다. 11일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승점 차를 1점으로 줄일 수 있다.
선임 발표 후 선수들과 상견례를 치르며 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였던 김기중 감독이지만, 아직까지 선수들을 만나지도 못했다. 일각에서는 계약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럴 가능성도 있는 게, 감독 선임 보도자료까지 냈는데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김연경은 “만약 다음 감독님이 오셔도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 감독님은 회사에서 원하는 감독님 아니겠나. 지금 회사는 회사의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원한다는 거나 다름없다. 부끄럽지만, 이런 팀이 있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었다.
이미 흥국생명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팬들은 흥국생명의 사태에 분노하며 트럭시위도 하고, 분노의 클로퍼를 준비하며 구단에는 비난을 선수들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선수들도 힘든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김연경도 “늘 팬들이 늦게까지 와주셔서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항상 감사드린다. 이런 일이 다시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선수들과 팬들은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어 한다. 그런 날이 올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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