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들고 김건희 여사 감싼 尹' 그림 등 국회 전시 앞두고 철거

박지혜 2023. 1. 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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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국회의원회관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정치 풍자 작품들이 전시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국회 사무처에 의해 철거됐다.

국회사무처는 이날 전시회를 주관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에게 공문을 보내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내규' 제6조 제5호를 위반할 수 있는 작품은 전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2로비 사용을 허가했다"며 "수차례 전시 작품들에 대한 자진 철거를 요청했으나 철거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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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9일부터 국회의원회관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정치 풍자 작품들이 전시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국회 사무처에 의해 철거됐다.

국회사무처는 이날 전시회를 주관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에게 공문을 보내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내규’ 제6조 제5호를 위반할 수 있는 작품은 전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제2로비 사용을 허가했다”며 “수차례 전시 작품들에 대한 자진 철거를 요청했으나 철거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 내규’에 따르면,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국회의원회관 회의실이나 로비 사용을 금지하게 돼 있다.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은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무소속 민형배·윤미향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동작)·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이 공동 주관한 전시회다.

여기에는 작가 30여 명의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을 비판하는 정치 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사진=고경일 교수 페이스북
곤룡포를 풀어헤친 윤 대통령의 얼굴 위 “사정상 안쪽의 이미지를 보여 드릴 수 없습니다. 궁금하시면 들춰보세요‘라고 적힌 메모지가 붙은 그림뿐만 아니라 김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술병 옆에 쓰러진 윤 대통령 위 앉아 있는 그림도 포함됐다.

또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를 패러디해 용산 대통령실 이전 관련 의혹 겨냥, ‘대통령실, 사저 공사 수의계약 해먹을 결심’이라는 문구를 넣은 그림과 윤 대통령이 나체로 김 여사를 감싸며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긴 그림도 있다.

윤미향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텅 빈 전시 공간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어제(일요일) 작가들이 작품을 설치하고 돌아갔다. 국회사무처에서도 작품들을 보고 별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어젯밤에 공동주최 의원실 텔레그램방에 긴급한 사안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사무처에서 밤 11시까지 스스로 철거하라는 공문을 민형배 의원실에 보냈다고 한다”며 “이른 아침에 가보니 깨끗하게 철거되어 버렸다”고 덧붙였다.

전시 참여 작가 중 고경일 상명대 교수도 전날 밤 페이스북에 “이 야심한 밤에 국회사무처에서 공문이 왔다. 24:00분까지 작품 철수 안 하면 철거하겠다는 내용”이라며 “궁금하다. 우리의 작품 중에 어떤 작품이 반 윤리적인 작품이 있었나? 우리 작품 중에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혐오적인 작품이 있었나? 우리 작품 중에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과 거짓된 작품이 있었는가?”라고 항의했다.

이에 앞서 고 교수는 전시 관련 “국회사무처는 난리가 났다 한다. 모 국회의원은 주관을 뺀다고 한단다. 모 당에서는 이번 전시에 관련 없다고 한다고 한단다. 모 당에서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단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민형배 의원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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