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1000만원도 위태”… 지방광역시 매매가격 ‘뚝’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 우려로 지방 광역시도 매매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지방으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3.3㎡당 매매가격이 1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9일 리치고가 작년 12월 한 달간 광주와 대전, 부산, 대구, 울산 등 5대 광역시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5대 광역시 모두 작년 1월과 비교해 100만원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에 있는 모든 단지의 KB시세를 취합하고, 가구 수에 따른 가중평균을 둬서 산출한 결과다.
광주의 경우 984만원을 기록하며 1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광주의 3.3㎡당 매매가격은 작년 1월 처음으로 1000만원을 기록했는데, 12개월 만에 900만원대로 다시 떨어졌다. 5대 광역시 중 3.3㎡당 가격이 1000만원 미만으로 떨어진 사례가 나온 것도 12개월 만에 처음이다.
구(區)별로는 북구(843만원)의 3.3㎡당 매매가격이 가장 낮았고, 광산구(993만원)가 뒤를 이었다. 서구(1000만원), 동구(1100만원), 남구(1100만원)는 1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리치고 관계자는 “광주에서는 매물 적체와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원래도 가격이 높지 않았던 곳인데 경기가 침체하면서 집값이 더욱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작년 9월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울산도 집값 하락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12월 울산의 3.3㎡당 매매가격은 1004만원을 기록했다. 1000만원을 간신히 넘어섰지만, 1100만원에 근접했던 작년 1월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규제지역 해제로 대출·세제 청약 등이 자유로워졌지만,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부산(1355만원)과 대전(1205만원), 대구(1112만원)의 3.3㎡당 매매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아직까지는 1000만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세 지역 모두 집값이 가장 높았던 작년 1월(부산 1400만원, 대전 1300만원, 대구 1200만원)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앞서 작년 10월 서울에서도 3.3㎡당 매매가격이 3900만원대를 기록하며 2021년 11월부터 11개월째 유지됐던 3.3㎡ 4000만원선이 무너졌다. 경기도에서는 2021년 9월부터 유지됐던 3.3㎡당 1900만원대 매매가가 작년 10월 1800만원대로 고꾸라졌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서울은 지방 광역시에 비해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하락거래가 KB시세에 빠르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거래량이 적은 지방 광역시의 경우 실거래가가 늦게 반영되고, 회복도 더딘 편”이라고 했다.
KB국민은행 자료로 보면 주로 매매가격 기준 하위 40% 이하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평균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서는 지난달 매매가격 기준 1분위(하위 20%)와 2분위(하위 20~40%)의 3.3㎡ 평균가격이 각각 658만원, 906만원이었다.
울산에서도 1분위 595만원, 2분위 887만원을 기록하며 매매가격 하위 40%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이 전체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1분위의 매매가격만 1000만원 미만을 기록했다. 부산 774만원, 대전 852만원, 대구 846만원이다.
리치고 관계자는 “겨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거래가 급감했고, 추가 하락 우려까지 여전한 상황”이라면서 “주요 지방 도시에서는 3.3㎡당 가격이 1000만원 미만으로 떨어지는 사례가 더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3.3㎡당 1000만원대가 깨진다면 집값 상승을 바라는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도 이전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인구가 줄어들어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지역에서는 매수심리 회복 속도가 더욱 더뎌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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