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신약허가신청 순항…제2의 '리보세라닙' 뭐가 있나
기사내용 요약
M&A 통해 다양한 기전 후보물질 확보
OKN-007, RGN-259, 파이로티닙 등 대기 중
"병렬식 동시 신약 개발…글로벌 제약사 조기 진입"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HLB가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을 마치고 신약허가신청(NDA) 절차를 준비 중인 가운데 신약 개발 막바지에 이른 그룹 내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LB 측은 교모세포종 치료제 'OKN-007',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 등 다양한 신약물질을 병렬식으로 동시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로 조기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LB그룹은 2019년 초까지만 해도 하나의 신약을 출시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 또다른 신약을 개발하는 '원샷원킬+직렬식' 신약 개발 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위암 3·4차 치료제로서의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이 통계학적 유의미성 도달에 실패해 난관에 봉착했다. HLB는 이를 계기로 신약 개발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성공률이 지극히 낮은 신약 개발에서의 원샷원킬 전략이, 회사는 물론 주주들에게 얼마나 위험한 전략인지를 내부적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후 HLB는 리보세라닙의 심층 개발을 서두르는 동시에 다양한 후보물질 확보 및 개발에 매진했다. 방식은 M&A(인수합병)였다.
지난 3년 간 HLB가 확보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HLB생명과학의 '파이로티닙'(유방암, 폐암), 이뮤노믹테라퓨틱스의 'UNITE'(교모세포종, 피부암), HLB테라퓨틱스의 'RGN-259'(안구건조증, 신경성 각막염), 'OKN-007'(교모세포종),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KIR-CAR'(췌장암, 중피종 등)를 포함하여 10여개에 이른다.
그 중 이뮤노믹테라퓨틱스의 교모세포종(GBM), HLB테라퓨틱스의 신경성 각막염(NK)과 재발성 교모세포종 등은 상당히 성숙된 파이프라인으로, 리보세라닙에 이어 신약에 도전할 후보 물질들로 꼽히고 있다.
실제 HLB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안구질환 치료물질 RGN-259은 신경영양성각막염(NK)과 안구건조증에 대해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NK 2·3차 3상 임상은 임상기관 선정과 환자 모집을 준비 중에 있다. 약효와 안전성이 확인된 1차 3상 결과가 SCI급 학술지 '분자과학 국제저널'에 발표되기도 했다.
HLB생명과학이 항서제약으로부터 도입한 파이로티닙 임상도 주목되고 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NSCLC)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고, 유방암 3차 치료제 가교 임상시험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최근 파이로티닙이 중국에서 유방암 1차 치료제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함에 따라 가교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HLB생명과학은 리보세라닙을 유선암에 대한 동물용 항암제로도 독자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계열사 이뮤노믹과 HLB테라퓨틱스의 교모세포종(GBM) 치료제 2상 임상이 모두 추적 관찰 및 분석 단계에 진입했다. 베리스모의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SynKIR-110', HLB제약의 장기지속형 혈전증치료 주사제 'HLBP-024', HLB사이언스의 펩타이드 기반 패혈증 치료제 'DD-S052P' 등도 각국에서 1상을 진행 중이다. 각 계열사 간 협업 구조도 갖춰져 각 파이프라인에 대한 성과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룹 전체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신약 성공률이 5% 미만인 점을 고려할 때, 단일 물질에 올인하는 전략은 회사 생존과 지속 가능성은 물론 장기 주주들에게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3년 전부터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면서 "이후 회사는 신약 개발 성숙 단계에 이른 다수의 물질을 빠르게 확보해 탄탄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했고, 현금 유동성까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2개의 신약 실패가 기업 자체의 흥망을 결정짓는 일이 없게 하고, 동시에 신약개발 성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HLB 파이프라인 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약물질은 단연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다. HLB는 간암, 위암에 대한 글로벌 3상, 선낭암에 대한 2상을 마치고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NDA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
최근에는 간암과 관련해 중국(항서제약 제조시설)에서 임상 목적으로 제조한 리보세라닙과 글로벌 판매를 위해 캐나다(엘레바 측 제조시설)에서 대량 생산하게 될 리보세라닙의 품질을 비교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bioequivalence test)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NDA 절차에 큰 진전을 이뤘다는 세간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NDA는 HLB의 저분자물질 항암제인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항체기반 면역항암제인 캄렐리주맙의 조합으로 신청된다. 양사의 긴밀한 협조가 중요한 만큼 각 사의 최고경영자가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어, 일사분란하게 일정을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NDA 제출 준비를 이미 완료한 위암에 대해서도 3차, 4차 치료제로 신청 가능성을 열어 두고 FDA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선낭암 임상3상에 대한 리보세라닙 투여 용량의 적합성을 보강하기 위한 분석(Modeling & Simulation) 절차도 진행 중이다. HLB는 위암과 선낭암 적응증에 대해 동시에 준비를 마친 후 전략적인 판단 하에 순차적으로 NDA를 진행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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